도심의 아파트단지 콘크리트 숲을 휘감아 흐르는 부천 "시민의 강". 경기도 부천시 상동지구 아파트단지 일대에 조성된 "시민의 강"은 우리나라 최초로 하수처리장의 고도처리수(2급수)를 재활용한 인공 하천이다. "시민의 강"은 상동지구~서울외곽고속도로변 완충녹지~중동대로변 완충녹지~흥천길변 완충녹지 총 5.5㎞구간(면적 21만3천306㎡)에 조성돼 있다.

 부천시와 한국토지공사는 지난 2002년 5월 12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부천시 상동지구에 "시민의 강" 조성 공사에 착공, 오는 3월 준공할 계획이다.
 시민의 강은 지역 시민단체들의 인공 하천조성 제안을 부천시와 한국토지공사(택지개발사업)에서 적극 수용, 설계단계에서부터 시민단체-자치단체간의 협의를 통해 추진, 콘크리트 도심속의 자연공간으로 만들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민의 강은 택지개발사업이 기존의 하천을 파괴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한 것과 달리 사람과 자연 중심의 친환경적사업으로 조성돼 향후 각종 개발사업에 긍정적인 대안이 될 전망이다.
 부천 시민의 강은 마르지 않는 강으로 유명하다. 최근 전국의 각 자치단체가 강과 하천의 건천화에 따른 유지용수 확보를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부천시에서 하수처리장 고도처리수 재활용을 성공적으로 완료, 큰 의미를 주고 있다.
 부천시는 하수처리장에서 생산한 재이용수를 하루 2만t씩 펌핑하는 방식으로 시민의 강에 공급, 24시간 마르지 않는 유지용수 문제를 해결했다.
 시는 지난 2002년 5월부터 19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3월 완공할 예정인 오정구 대장동 굴포하수처리장에 하루 4만5천t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했다. 재처리된 중수는 관로를 통해 시민의 강 발원지인 송내역 인근 근린공원까지 끌어온 뒤 하루 2만t을 방류, 가뭄 등에도 전혀 마르지 않는 안정적인 수원을 확보해 놓고 있다.
 재처리한 물의 수질은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3ppm, 부유물질(SS) 5ppm 이하로 2급수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시민의 강은 2급수의 깨끗한 물에다 유속에 따른 자체 정화작용까지 진행되면서 지역 어린이들의 물놀이도 가능하게 됐다.
 부천시의 하수처리장 고도처리수 재활용은 환경부 권장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도 안산시와 남양주시 등에서도 도심 소하천의 건천화를 방지하기 위한 대안으로 추진되고 있어 향후 전국의 각종 물 재활용사업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천시 하수과 김중옥씨는 "시민의 강은 하수처리장의 고도처리수를 펌핑을 통해 발원지까지 끌어올린 뒤 다시 하류로 밀어내도록 설계했다"며 "시민의 강은 너비 10~30m의 작은 강이지만 물이 마르지 않아 도심의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각광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마르지 않는 시민의 강 주변에는 다양한 휴식공간이 조성돼 시민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다.
 주민 휴식공간은 크게 산책로(4.4㎞)와 자전거도로(4.2㎞), 자연생태학습장(초화류 등 식재) 등으로 구분된다.
 부천시는 수로와 도로 경계지점에 다양한 식물을 심어 지역 초·중학생들의 생태학습장으로 이용토록 했을 뿐 아니라 강변을 따라 완충녹지도 조성해 시민들에게 친근감을 제공하고 있다.
 시민의 강에는 근린공원 1곳과 어린이공원 3곳, 미관광장 2곳 등이 각각 특색에 따라 조성돼 시민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강 발원지 일대 4천여평에 조성된 "복사꽃 근린공원"에는 부천의 특성을 고려한 꽃복숭아나무와 소나무, 산벚나무 등이 식재됐다. 또 작은 연못을 중심으로 폭포와 기암괴석, 십장생벽화 등을 만들어 무릉도원의 이미지를 형상화 했다.
 어린이들의 놀이시설인 "꽃여울 어린이공원"에는 간단한 물놀이시설과 뱃놀이테크, 휴게마당, 놀이마당 등을 테마별로 구분해 조성했다.
 생태학습장에는 수목 뿌리관찰대와 횟대, 하상관찰대 등을 만들어 어린들의 생태학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민의 강으로 본 태화강
부천 시민의 강은 기존 강이나 하천 등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가운데 인공적으로 만든 하천에 하수처리장의 고도처리수를 유지용수로 재활용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부천시가 하수처리장의 고도처리수를 펌핑을 통해 시민의 강에 끌어들여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강으로 만든 것은 하천유지용수 확보 문제에 직면한 울산의 무거·여천천 생태하천사업에 일정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삭막함을 희석시키고 "도심의 오아시스"로 자리잡은 부천 시민의 강은 심각한 수질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울산의 무거·여천천 생명력 회복의 가능성도 보여줬다.
 울산시와 울산발전연구원은 무거·여천천의 유지용수 확보를 위해 "태화강 복류수 도수", "용연하수처리장 방류수 이용", "기존 저수지 및 우수저류 시설 이용", "소규모 하수처리장 건설"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울산시는 선진 사례를 바탕으로 지역에 적합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훈기자 jhpark@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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