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토지투기가 극성을 부렸던 삼남면 신화리 경부고속철도 예정지 일대의 토지거래가 가라앉고 있는 반면 고속철 역세권과 다소 떨어진 상북, 두서, 두동, 삼남 외곽 등지의 거래가 급격히 살아나면서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동산업계에서는 매물 부족현상이 심해지면서 가격이 더 급등할 경우 과열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거품이 빠지게 되면 피해자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상북면 등지에서는 2~3개월 전부터 거래가 많아지기 시작해 최근에는 생산녹지의 경우 평당 15만~17만원, 주거지역은 25만~35만원까지 상승했다.
 이 가운데 그동안 내놓은 매물이 거의 다 소화되면서 현재 매물은 없고 매수자는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지난 96~97년 2016년을 목표연도로 한 도시기본계획이 알려지면서 현재와 비슷한 가격까지 올랐다가 IMF사태가 발생하자 생산녹지는 7만~8만원대, 시가화 예정지는 13만~15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래도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고속철 역세권이 발표되면서 신화리에서 불붙기 시작한 토지거래가 상북의 덕현·향산·거리와 두서의 천전리 일원, 삼남 가천리 등 고속철 예정지 외곽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불과 3~4개월만에 이전 가격으로 급속히 복귀했으며 최근까지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다.
 교동구획정리지구의 경우 최근 4개월만에 30%가량 올라 평당 130만~5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고속철 울산역 외에도 언양~경주간 국도 확장, 24호 국도 확장개통 임박, 석남터널 공사 등의 힘을 업고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 김석기 지부장은 "강동지구의 공영개발 방침, 그린벨트 해제예정지의 가격상승, 정부의 아파트 투기 억제 등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이 일대로 몰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매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가격이 더 오르게 되면 투기장화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최근 거래되는 토지의 대부분이 지난해 11월18일 울산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 언양·삼남·두서·두동·삼동 일원 129.26㎢ 내에 포함돼 있어 제도를 잘 알지 못한 채 무작정 땅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당할 가능성도 높다.
 푸른부동산 백용기 컨설턴트는 "고속철 역세권의 영향권 밖에 있는 토지까지 덩달아 급등하고 있어 자칫 거품이 빠지게 되면 피해자가 양산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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