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 배경(조건) 없이 스스로의 마음을 열어야 됩니다. 내가 먼저 열고 안 열리면 두드리면 되죠. 목적의식을 갖지 않고 편안하고 솔직담백하게 인간 대 인간으로 대면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열게 됩니다."
 삼성정밀화학을 정밀화학 분야의 세계적인 선도기업으로의 성공적인 변신을 이끌고 있는 이동걸 부사장(56·경영지원실장).
 그는 지난 1974년 평사원으로 삼성에 입사한 후 그룹 비서실 재무팀 담당임원과 삼성전관 경영관리담당, 삼성영상사업단 경영지원실장, 삼성물산 건설부문 경영지원실장 등 그룹사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삼성맨이다.
 그가 이처럼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것은 일에 대한 열정과 자기희생을 수반한 긍정적 사고 덕택이다.
 "어느 수준(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않습니다. 자기자신을 몰입하지 않고 성과(열매)를 거둘 수는 없죠.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는 모든 일에 열정을 가지고 열의와 열성을 다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항상 건강하고 아름답고 진실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그는 삼성맨으로서의 자부심과 함께 국내 톱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역할론에 대해서도 확고한 신념을 밝혔다.
 "세계가 동일 생활권에서 경쟁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국내 1등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글로벌 경쟁 속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 1위가 돼야죠. 그러나 세계 1위라는 목표는 지역적인 사고와 의식의 전환에서 이루어집니다."
 글로벌화는 기업이 국민을 사랑해 주고 국민은 기업을 배려해주는, 상생의 풍토 속에서만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의 글로벌 경쟁력 확충이라는 결과는 결국 다른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세계 일류의 동기를 부여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재생산하는 것이다.
 "기업이 지역(국가)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사회에서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에 맡는 투자와 희생이 우선돼야 합니다.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한 돝질산 벚꽃 축제 행사가 화학업체에 대한 주민들의 잘못된 인식을 불식시키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이 행사는 CEO의 개방적인 경영마인드와 지역기업으로서 울산시민과 함께 하겠다는 삼성정밀화학의 친환경 상생경영의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꼽힌다.
 창사 40주년인 올해도 이 부사장은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대전 연구소에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울산에 상주하는 이 부사장은 관리, 인사 등 지원과 현장이 함께 융화되는 울산공장을 만들기 위해 현장속 직원들과 직접 몸을 부대끼는 밀착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생산현장을 둘러보면서 직원들에게 회사의 현황을 설명하고, 협조도 구하고 직원들의 애로사항도 듣는다. 이런 과정 속에 직원들이 조직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직원들에게는 늘 "두번 사는 삶이 아닌데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아름답고 성실하고 충실하게 살아야 된다"고 조언한다. "한번 더 자신을 성찰하고 깨달으면 그만큼 생활이 여유로워진다"며 "오픈마인드"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여유가 있는 그는 스트레스를 담아두지 않는다.
 "스트레스는 성격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모든 포인트가 남이 아닌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겠지요. 상대를 부정하기에 스트레스는 받는 게 아닐까요.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부딪치니까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지요."
 그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독서다. 일주일에 1~2권 정도의 독서량을 꾸준히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독서는 자신을 순화시키고 성찰하며 타인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패팀김 노래 등 감미로운 음악도 좋아한다.
 가족에 대한 애정표현도 남다른 "부드러운 남자"다. 회사 일에 열중하다 보디 가족에게 미안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해해주고 호흡을 함께 해준 가족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미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표현하기 위해 아내의 생일날 장미를 사들고 가는 등 가끔은 깜짝이벤트로 기분을 풀어줍니다. 특히 떨어져 있을 때는 편지를 자주 쓰고 집에서 출퇴근할 때는 간단한 메모를 가족에게 남겨 마음을 전하기도 합니다."
 삼성 울산지역협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한 이 부사장은 울산이 활력이 있는 도시여서 강한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울산은 스포츠가 활발한 지역이어서 그런지 역동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민들도 순수하고 친근하고요, 한국내 울산이 아닌 글로벌 울산으로 우뚝서야할 시점입니다."
 그는 울산의 글로벌화를 주문하며 이 시대를 사는 후배들에게 "함께사는 삶"에 대한 조언을 남겼다.
 "삶이라는게 혼자서 되는게 아니죠. 가족과 동료, 친구들과 함께 호흡하는 겁니다. 모든 문제가 나에게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자신의 희생을 투자로 최선을 다하면 다소 기대치에 미흡할 지라도 모두가 보람된 삶을 그려 나갈수 있을 겁니다." 글=신형욱기자 shin@ 사진=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삼성정밀화학은 어떤 회사.
 울산시 남구 여천동 울산공장이 본사로 1960년대 요소비료사업으로 시작해 70~80년대에는 산업용 원료로 사용되는 일반화학제품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현재는 전자재료와 생명과학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등 지속적인 변화를 거듭해 가고 있는 지역 기업이다.
 회사의 경영방침은 사업구조의 고도화와 고부가가치 핵심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와 연구개발.
 정밀화학부문은 98년부터 에폭시 수지원료인 ECH(99년), 스판덱스 제조에 이용되는 DMAC(2000년), PTAC(지력증강제·2001년), 소형 전자제품의 핵심 전자재료인 BTP(2002년) 생산공장 등을 잇따라 완공했다.
 특히 이 회사는 고기능성 건축첨가제로 사용되며 환경친화적인 특성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메셀로스의 생산능력을 50% 이상 증설해 세계 시장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며 또 다른 핵심 전략제품인 DMF(유기합성용제)는 세계시장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생명과학부문은 난치병 치료를 위한 신약의 원료인 카이랄 원료의약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게놈프로젝트 관련 생명공학의 발전에 따라 예상되는 전세계 치료용 단백질 부족현상을 겨냥, 치료용 단백질 대량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이 회사는 2년전부터 대부분의 임원들이 주 근무처를 울산공장으로 옮겨 현장위주의 경영을 가속함으로써 경영전략의 적극적인 추진과 의사결정을 현장에서 신속히 하게 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공장 본사체제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동걸 부사장 프로필
 △1948.2.12 경기도 수원 출생
 △수원고, 중앙대 경영학과(석사, 75년), 연세대 경제대학원 수료(93)
 △74년 제일합섬 입사
 △90년 제일합섬 재무팀 담당임원
 △94년 삼성전관 인력개발실장
 △95년 삼성영상사업단 경영지원실장
 △2001 삼성물산 건설부문 영업총괄(부사장)
 △2001.7~현재 삼성정밀화학 경영지원실장
 △가족 부인 윤인희씨와 1남1녀
 △주량 소주 반병
 △좌우명 모든 일에 3열(열정·열성·열의)을 다하자.
 △애창곡 어니언스의 "편지", 최종락의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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