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김현철(40) 축구국가대표팀 주치의는 월드컵 개막을 코앞에 둔 요즘 고3 수험생을 둔 부모의 심정으로 살고 있다.

 한솥밥을 먹는 동안 미운 정, 고운 정 들어가며 진료했던 선수가 마지막에 부상이 재발해 낙오라도 하게 되면 어쩌나 해서다.

 지난해 말 서귀포 전지훈련때 대표팀과 인연을 맺어 올 초부터 주치의로 부임한김현철 박사는 줄줄이 이어졌던 선수들의 부상 속에 속은 이미 숯덩이가 된지 오래지만 국민의 염원과 함께 한다는 보람만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그라운드에서 선수가 쓰러지면 뛰쳐나가 일차적으로 상태를 살피는 일에서부터부상선수의 치료, 도핑관리, 심지어 경기를 전후로 한 식이요법 강의까지 김박사는선수들의 몸에 관련한 모든 것을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특히 올초 북중미골드컵때 중도에 귀국비행기를 탄 이민성, 이천수를 비롯해 최태욱, 박지성 등 주축선수들이 연달아 드러눕는 동안 부상을 이기는 터프함을남달리 강조하는 거스 히딩크 감독과 의견을 조율하느라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김박사는 각각 발목, 아킬레스건을 다쳐 월드컵 출전여부가 걱정됐던 이민성, 최태욱이 지난달 20일 코스타리카전에서 통증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것을 보면서 이전의 피로는 깨끗이 떨칠 수 있었다면서 웃는다.

 족부정형외과 전문의로 광주 조선대에서 조교수로 근무했던 김 박사는 월드컵을앞두고 대표팀에 부임하면서 다니던 직장까지 포기한 특별한 케이스.

 어려서부터 축구를 좋아했다는 김박사는 프로축구 부천, 전남 선수들을 진료한경험에 지난 99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때 논문발표를 하는 등 축구와 인연을계속 이어 오더니 우연인지 필연인지 대표팀 주치의까지 맡게 된 것.

 김박사는 대표팀과의 이번 인연을 계기로 월드컵 이후에는 국내에서 미개척지나다름없는 축구의학에 본격적으로 투신할 것도 고려하고 있다.

 『늘 대표팀을 따라다니느라 두 아들과 자주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게 안타깝지만월드컵이 끝나기 전에는 어떤 어려움도 이야기할 형편이 안된다』는 김박사의 열정은선수들과 다를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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