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라이언킹」 이승엽(26)과 「황금독수리」 송지만(29)의 홈런 레이스가 시즌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97년과 99년, 지난해까지 3차례 홈런왕에 올랐던 이승엽과 생애 처음으로최고의 슬러거 자리에 도전하는 송지만이 나란히 10호 홈런으로 홈런더비 공동선두를 이루며 홈런왕 타이틀을 향한 레이스를 본격화한 것.

 시즌 초반 송지만의 독주체제였던 홈런 레이스에 다시 불을 댕긴 것은 이승엽.

 이승엽은 이달 들어 지난 1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1, 2차전에서 각각 1개씩의 아치를 그리더니 2일 두산전에서도 7-2로 앞서던 8회말 1사 만루에서 좌중간 펜스를넘어가는 통쾌한 만루포를 날렸다.

 지난 달에만 7개의 홈런을 친 이승엽은 5월 들어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는쾌조의 홈런 페이스로 「5월의 사나이」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승엽은 지난 99년 5월 한달간 무려 15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는 몰아치기로 그해 아시아 홈런신기록(55개) 턱밑까지 치달았었다.

 특히 이승엽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외다리타법」을 버리고 정상적인 형태의 타격폼에 잘 적응하고 있어 올해 홈런왕 재등극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또 올해초 결혼으로 심리적 안정을 찾았고 올시즌 후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강한 기대감을 보이는 것도 홈런 레이스의 자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의 거포 송지만은 이승엽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지난 2000년 9월 11일 호주 시드니에서 이탈리아와의 올림픽 연습경기 도중 오른쪽 발목을 다치는 불운으로 그해 홈런왕 꿈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됐던 송지만은 지난해 발목에 철심이 4개나 박힌 상태에서도 108경기에 출장해 22홈런을 쏘아올리는 괴력을 발휘했고 그해말 발목의 철심을 제거하면서 지긋지긋했던 부상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올해초 전지훈련에서 누구보다 많은 구슬땀을 쏟았던 송지만은 지난 달 23일부터 9일간 홈런 단독선두를 질주했고 타격 4위(타율 0.344)에 오르는 정교한 타격감까지 갖춰 현재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생애 첫 홈런왕 타이틀 획득도 노려볼만 하다.

 홈런왕 3차례 등극의 관록을 자랑하는 이승엽과 부활의 홈런포로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송지만의 홈런 레이스에서 누가 최종 승자가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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