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영 교육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이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학교교육정상화 촉진대회"에서 "교사평가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번 임용되면 정년까지 신분을 보장해온 초중고교 교사를 평가, 공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안 교육부총리는 특히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으므로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교사도 스스로 노력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교사평가제 실시는 그러나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 확대 등과 관련해 전교조 등 교육단체에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추진과정에서부터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정권이나 교육장관이 바뀔 때마다 무능력 교사를 떠나게 하는 시스템이니 교직발전종합안이니 해서 교사에게 초점을 맞춘 공교육 정상화 방안들이 무수히 나왔으나 실패했던 경험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우리가 직시해야 할 것은 현재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는 우리의 교육현실이다. 한마디로 사교육이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학교교육 역시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 덕분에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교사와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같은 공교육 위기에 대해 "학원강사보다 공부 안 하는 교사 탓"으로 돌리는 학부모들의 의외로 많다는데 있다.
 따라서 이 나라 공교육 위기의 책임을 일정지분 떠맡을 수밖에 없는 교사들을 상대로 교사평가제를 실시하겠다는 안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말씀은 일견 일리가 있다. 좋든 싫든 교육계에서도 경쟁은 불가피 해졌고, 교사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개발하는 일도 차일피일 늦출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사평가제 실시에 앞서 전제돼야 할 것이 있다. 공정한 평가기준과 평가결과 적용 등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기는커녕 교육계에 반목과 논란만 가중시키게 된다. 교사들도 한국의 직능분야 가운데 가장 중요하면서도 매너리즘에 빠진 곳이 교육계라는 사회 일각의 비판을 직시해야 한다.
 아무튼 교사가 공교육의 원천이자 출구라는 사실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교육의 중심에 있는 교사가 무기력함에서 벗어나야 하는 이유가 그 속에 있다. 창의적인 교육을 위한 경쟁체제를 갖추되 공교육 위기에 대한 책임을 교사들에게 전적으로 떠맡기지 않는 선에서 교사평가제도 실시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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