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의 주요 상품은 공연물이다. 공연장은 공연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자체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나간다. 공연 하나 하나는 별개지만 이것들이 모이면 공연장의 얼굴이 되는 것이다.
 한 예로 현대예술관은 꾸준히 수준높은 공연을 유치, "현대예술관에서 하는 공연은 볼만하다"라는 보편적인 인지도를 이끌어냈다. 이 때문에 한 해 공연의 상당 부분을 대관 공연에 할애하는 공공 공연장의 대관 업무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열린 "조영남 빅 스페셜"에 대한 일부 언론의 지적과 일요일 대관 거부 등 최근 울산문화예술회관과 북구문화예술회관의 공연장 대관을 두고 말이 많은 이유도 따지고 보면 이 중요성 때문이다.
 하지만 울산의 문예회관은 지금까지 대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느낌이다. 대관심의위원의 장기간 위촉과 100%에 이르는 대관승인률, 대중가수 공연에 대한 기준없는 대관 등등의 문제점들이 이를 반증한다.
 한 예로 현재 울산문예회관은 대중가수의 공연을 허용하고 있다. 단, "지나치게 대중적이지 않아야 하고 공익성이 있어야 하며 훈·포장을 받은 국민가수 위주로 대관한다"는 "애매한" 조건을 달고 있다.
 그렇다면 대중성과 공익성은 누가 어떻게 판단할까. 안타깝게도 이 판단의 기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다. 또 지난해와 올해 울산문예회관에서 공연을 했던 조용필과 조영남은 훈·포장을 받지 않은 대중가수다.
 고급예술의 대명사 "예술의전당"에서도 1년에 한 두번 대중가요 콘서트를 여는 마당에 울산문예회관의 대중가수 공연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현령 비현령"식 대관을 방지할 수 있는 명확한 대관 기준이 아쉽다. sd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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