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나도는 이중섭의 작품 10점 중 8점 가량이 가짜인 것으로 밝혀졌다. 박수근과 천경자의 그림도 10점 중 4점이 위작으로 판명됐으며 허건의 회화는 60% 이상이 가짜임이 드러났다.

 한국화랑협회는 2일 "자체 미술품 감정위원회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그동안 진위감정을 했던 작품 2천500여점을 대상으로 조사·집계한 결과 30% 정도가 위품으로 밝혀졌으며 김관호와 고희동의 작품은 진품이 단 한 점도 없었다"고 공개했다.

 이같은 사실은 유명작가 중심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가짜들이 시중에 나돌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충격을 던지고 있다.

 협회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감정작 2천525점중 진품과 위품은 각각 68.4%(1천728점)과 29.5%(745점)였으며 감정불능 작품이 2.1%(52점)로 나타났다. 장르별로는 한국화와 서양화의 30% 안팎이 가짜인 반면 조각은 92%가 진품 판정을 받아 대조를 이뤘다.

 서양화의 경우 이중섭 작품 189점 중 위품이 무려 75.7%에 이르러 가짜 그림이 활개를 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중섭과 함께 억대의 작품가로 미술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박수근과 김환기의 위작 비율도 각각 36.6%(101점중 37점)와 23.5%(153점중 36점)나 됐다.

 이인성의 작품은 36.7%(60점중 22점)만이 진품으로 판명됐으며 김창열의 회화 중 진품도 10점 가운데 7점이 채 되지 않았다. 감정의뢰 작품이 10점 미만인 김관호(9점)와 고희동(3점)의 회화는 모두 가짜였고, 이쾌대 작품도 80%가 위품으로 드러났다.

 한국화중 위품 판정을 가장 많이 받은 작가는 허건으로 17점중 11점(65%)이 가짜였다. 의뢰작품 가운데 최다를 기록한 김기창도 367점중 68.7%(252점)만이 진품이었으며 천경자의 작품은 32점 가운데 13점(40.6%)이 위품으로 드러났다.

 또 이상범(31.5%), 이응노(27%), 허백련(37%), 김은호(29%), 변관식(24%), 이종상(25%) 역시 비교적 높은 위품 비율을 기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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