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자문위원회와 열린우리당이 주최한 "청년실업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토론회가 지난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기업대표, 교수, 연구원 등 각계 전문가들의 결론은 "경기가 살아나고 기업이 투자를 해야 청년실업이 해결된다"는 이미 수없이 내려진 결론들을 확인한 자리였던 것 같다. 그러나 경기가 활성화되어도 일자리는 새로 생기지 않는 특이한 경제현상을 보인다는 분석도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 자리에 참석한 많은 이들은 절망감만 더하였을 법하다.
 우리 울산도 청년실업문제에서 예외일 수 없다. 지금과 같은 상황의 획기적 변화가 없는 한 몇 년이나 더 제자의 무거운 등을 떠밀듯 우울한 졸업식을 거쳐야 할 지 알 수 없다.
 울산중소기업지원센터가 주최한 울산 청년인력 채용박람회가 지난 30일 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57개 업체와 1천200여명의 구직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울산시도 청년실업 해소에 도움을 주기 위해 내년으로 예정되었던 공무원 선발을 앞당겨 올 상반기에 300여명을 뽑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전에는 경제학 전공교수들을 중심으로 정치권이 실업문제를 포함한 경제문제해결에 진력해 줄 것을 호소하는 글을 발표했다. 오죽하면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청년실업해소에관한특별법"을 통과시켰을까? 청년실업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우리 사회의 노력은 이처럼 각 방면에서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 모두는 이와 같은 노력들이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기를 말 그대로 학수고대하고 있다.
 오늘의 심각한 청년실업문제는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 그리고 교육의 취약함에 보다 큰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암울한 사회현상의 한편에 청년들 자신의 책임은 없는지를 따져보게 된다. 청년들이 일을 하고자 하는, 또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고자 하는 열정이 없는 것은 아닌가? 또는 직장을 구하는데 합리적 기준이 없는 것은 아닌가?
 한동안 일본은 "기생족(寄生族)"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이는 부모에게 기대어 사는 청년층의 자녀들로 일을 하지 않고 부모에게 의존해 기생충처럼 살아간다고 해서 청년 "기생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기생족"이 점차 늘고 있다고 한다. 일부는 우리 사회가 젊은이들에게 충분한 일자리를 공급해 주지 못한데 그 원인이 있겠으나 일부는 허영심에서 또는 노동의 가치를 경시하는 데서 할일없이 빈둥거린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일깨워져야 할 책임이 있음과 동시에 자발적 실업상태에 있는 젊은이 자신들의 자각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한가지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본인의 능력에 적합한 직장을 찾으라는 것이다. 본인이 느끼는 업무능력이나 직무적합성이 고용주나 타인이 평가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을 때는 취업이란 불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주변에는 이런 당연한 사리를 모르는 이가 의외로 많다. 본인이 모른다면 주변사람들이라도 그 점을 적시해줄 필요가 있다. 부모도 "들인 돈이 얼마인데"."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자녀들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
 무조건 큰 직장만 가라고 할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의 아름다움도 일깨워야 한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곳이 좋은 직장선택의 기준이며,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 곳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알려 주어야 한다. 직장생활을 통해 이론을 응용하는 실무 능력을 기르고 현장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무수한 원서를 쓰고 집배원이 오는 시간을 점검하거나 인터넷 구직사이트를 서핑하고 있을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 힘내세요! 그리고 당신의 일터가 바로 옆에 있을지도 모릅니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외부원고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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