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시즌첫 출전에서의 컷오프 충격을 딛고 「톱10」에 입상했다.
 또 「골프 황제」의 자리를 넘보는 비제이 싱(피지)은 올 시즌 첫 우승트로피를품에 안으며 12개 대회 연속 「톱10」 행진을 이어갔다.
 최경주는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페블비치골프링크스(파72. 6천858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AT&T페블비치프로암(총상금 53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이로써 4라운드합계 9언더파 279타가 된 최경주는 우승자 싱(272타)에 7타 뒤진공동4위로 대회를 마치며 상금 21만9천달러를 손에 넣었다.
 지난주 FBR오픈에서 뜻밖의 예선 탈락으로 모든 대회 예선 통과라는 올시즌 목표가 좌절됐던 최경주에게는 이번 「톱10」 입상이 충격을 딛고 「새출발」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
 재기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필 미켈슨(미국)과 동반한 최경주는 페어웨이 안착률 93%의 정교한 드라이브샷을 구사했고 아이언샷의 페어웨이 적중률도 전날 67%에서 78%까지 높이는 등 샷이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최경주는 전날보다 6개나 늘어난 퍼트에 발목이 잡히면서 리더보드 상단을 오르내리는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펼쳤다.
 첫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최경주는 이어 2번홀(파5)과 3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상승세를 타는 듯 했다.
 그러나 최경주는 5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더니 6∼7번홀에서 다시 연속버디로 만회했고 8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잃는 등 부침을 거듭했다.
 후반 들어 안정을 되찾았지만 좀체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9위로 밀려나 있던최경주는 14번홀(파5)에서 1타를 줄여 공동6위권으로 치고 올라섰다.
 또 최경주는 15번홀(파4) 보기에도 불구, 까다로운 인코스에서 잘 버틴데다 18번홀(파5)에서 다시 1타를 줄여 공동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최경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이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내 기분이좋다』며 『아마추어 동반자인 케니 G가 워낙 잘해서 경기 리듬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볼을 더 높이 띄우고 스핀을 많이 거는 샷을 연습했는데 그 덕에 롱아이언으로도 낙하지점에 볼을 세우는 샷을 구사할 수 있었다. 특히 긴 파3홀에서는이 샷이 아주 유용했다』고 덧붙였다.
 싱은 버디 6개, 보기 3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2위 제프매거트(미국.275타)를 3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지난해 10월 후나이클래식 이후 석달 보름만이자 개인 통산 16번째 정상 등극.
 또 싱은 지난해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NEC인비테이셔널 이후 12개 대회째「톱10」 행진을 이어가며 PGA 투어 최다 연속 「톱10」 기록(14경기)에 2경기 차로 다가섰다.
 첫 3개 대회에서 101만2천달러를 챙겼던 싱은 또 이 대회 상금 95만4천달러를더해 196만2천달러로 상금랭킹 선두로 올라 섰다.
 아론 오버홀저(미국)와 나란히 공동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들어간 싱은 이날 경기 초반 화끈한 화력시범을 보이며 승기를 잡았다.
 생애 처음으로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는 오버홀저가 파행진의 침묵을 지켰던 1∼3번홀에서 싱은 연속 버디를 엮어내며 3타 차로 달아난 것.
 싱의 독주에 기가 꺾인 오버홀저는 5∼6번홀 보기와 버디를 주고 받은 뒤 8번홀(파4)에서 어프로치샷한 볼이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져 2타를 까먹고 우승경쟁에서멀어졌다.
 2위 그룹과의 거리를 벌린 싱은 이후 버디와 보기 3개씩을 주고받으며 제자리걸음에 그쳤지만 대세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싱은 『아주 잘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뒤 『은퇴전에 꼭 넘버원이 되고 싶다.
그러나 타이거 우즈를 정상에서 끌어내리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에 3타 뒤진 공동 3위에서 출발한 매거트는 13번홀까지 버디4개, 보기 1개로3타를 줄이며 추격했지만 16번홀(파4)에서 4퍼트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해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한편 이날 최경주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미켈슨은 버디 5개, 보기 2개로 3언더파를 추가, 12언더파 276타로 3위를 차지했다.
 최종일 2타를 줄인 지난해 마스터스 우승자 마이크 위어(캐나다), 그리고 싱과의 우승경쟁에서 밀려난 오버홀저가 최경주와 나란히 공동4위에 올랐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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