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에너지기업 엔론의 파산사건을 조사중인 상원 조사특별위원회 조지프 리버먼 위원장은 이 회사 담당회계법인인 아더 앤더슨이 장부파기를 지시한 시점으로 미루어 중대한 범법행위가 자행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혀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리버먼 위원장은 아더 앤더슨 소속의 한 변호사가 작년 10월12일자로 엔론사 장부의 파기를 지시한 메모를 작성한 사실에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문제의 메모작성 시점은 엔론이 "실질적 자금난"에 처한 상태로 파산이 임박했음을 엔론 경영진과 아더 앤더슨이 알고 있었던 시기라고 지적했다.

 엔론 장부 파기지시 메모가 작성된 4일후 엔론은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원 상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 존 딩얼 의원도 14일 엔론의 파산 과정에 부실회계와 함께 내부자 거래가 개재된 의혹이 짙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딩얼 의원은 위원회의 조사가 내부자 거래 혐의와 회사 주식 처분에 따른 경영진의 이득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히고 "특히 관련 서류의 폐기와 그렇게 하라는 지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엔론의 한 직원이 작년 8월 케네스 레이 엔론 회장에게 엔론의 옳지 못한 회계관행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 "우리들이 회계스캔들로 인해 파산할 것"이라고 경고한 편지를 보낸 사실이 새로 알려졌다.

 하원 상무위원회의 공화당 소속 빌리 타우진 위원장과 제임스 그린우드 의원은 14일 익명의 엔론직원이 5개월전 레이회장을 4시간동안 만나 전달한 편지의 일부를 공개하고 엔론측에 대해 이와 관련된 자료들을 모두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같은 경고가 이뤄진 시기를 즈음해 레이 회장은 직원들에게 자사의 성장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도 확실하다고 주장했었다.

 이 편지의 발췌된 부분에서 이 직원은 "우리가 회계스캔들로 인해 파산할 것으로 매우 걱정하고 있다"며 "엔론의 제휴사들을 둘러싸고 비밀의 베일이 가려져 있으며 이로 인해 엔론의 막대한 부채를 이중장부속에 감춰져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 직원은 또 일부 고위급 직원들이 경영진들에게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엔론의 회계관행에 이의를 제기했었다는 점을 밝혔다. 워싱턴=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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