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중국을 격침시키고 아테네올림 본선 무대를 향해 힘찬 첫 발을 내디뎠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최종예선A조 1차전에서 후반 36분 터진 조재진의 짜릿한 결승골에 힘입어 중국을 1~0으로제압했다.
 한국은 이로써 승점 3을 먼저 확보해 5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유리한고지에 섰고 중국과의 올림픽대표팀 역대 전적에서 6승1무의 압도적 우위를 지키며 중국에 더시 한번 뼈저린 「공한증」을 각인시켰다.
 시종 답답한 플레이 속에 무승부 쪽으로 가던 승부의 흐름이 최성국의 날쌘 돌파에 이어진 조재진의 결정적인 한방으로 순식간에 뒤바뀐 한판이었다.
 긴급 수혈한 키플레이어 박지성을 플레이메이커로 내세우고 조재진과 최성국을투톱으로 내세워 예상을 깬 3~4~1~2 포메이션을 선발로 가동한 한국은 파워와 스피드를 앞세운 중국의 벽에 막혀 좀처럼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2분 왼쪽 미드필더 김동진이 첫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고 계속 주도권을 쥔 채 상대 문전을 공략했으나 제공권을 장악한 중국의 수비벽은 의외로 견고했다.
 한국은 오히려 전반 5분과 45분 코너킥 상황에서 중국의 장신 중앙 수비수 두웨이에게 위협적인 헤딩슛을 허용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공격 지휘관으로 나선 박지성은 상대 진영에서 상하좌우로 파고 들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전방 투톱과 후방 미드필더진 사이에서 제대로 호흡을 맞추지 못해 쉽사리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고 간간이 터져나온 슈팅도 크로스바와 포스트를조금씩 비껴나갔다.
 조재진은 전반 7분 김동진의 왼쪽 크로스를 감각적인 터치슛으로 연결했으나 골포스트 왼쪽으로 흘렀고 23분에도 중국 골키퍼 안취가 놓친 볼을 재빠른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볼은 불운하게도 안취의 가슴에 다시 안겼다.
 전반 31분에는 오른쪽 미드필더 최원권이 박지성의 머리에 맞고 흘러나온 볼을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논스톱 슛으로 때렸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갔고 후반 1분 중앙 수비수 조병국이 모처럼 공격에 가담해 날린 헤딩슛도 골키퍼 정면으로 날아가아쉬운 탄성을 자아냈다.
 김호곤 감독은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후반 16분 김두현을 빼고 최태욱을 투입해 기본 전형인 3~4~3으로 포메이션을 바꿔 공세의 고삐를 죄었다.
 애타게 기다리던 첫 골이 중국의 네트를 가른 것은 후반 36분.
 중국 공격수가 올린 로빙볼을 잡은 골키퍼 김영광은 역습 기회를 노리던 최성국에게 재빨리 볼을 던졌고 수비 진영에서 볼을 잡은 최성국은 전매특허인 초고속 드리블로 전광석화처럼 중국 문전으로 대시했다.
 최성국이 그라운드 절반 이상을 탱크처럼 대시해 들어가자 중국 수비진들은 순간적으로 당황해 전열이 흐트러졌고 페널티 지역 왼쪽으로 파고든 최성국은 수비수 2명과 골키퍼 사이로 절묘한 왼발 패스를 찔러넣었다.
 문전 정면으로 쇄도하던 조재진은 최성국의 패스 타이밍에 정확히 맞혀 텅빈 골문을 향해 오른발을 갖다댔고 볼은 깨끗하게 중국의 네트를 향해 빨려들어갔다.
 중국축구가 그렇게도 두려워하던 공한증을 다시 일깨워주는 시원한 한방이었고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2만여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한국은 리드를 잡은 뒤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다 후반 종료 직전 중국의차오밍에게 논스톱 슛을 허용했으나 다행히 볼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한국 타도를 외치며 극비 훈련으로 담금질을 해온 중국은 마지막 10분을 넘기지못하고 최성국과 조재진이 합작해낸 한방에 무너져 뼈아픈 패배를 감수해야 했다.
 한국은 오는 17일 테헤란에서 이번 예선 최대의 고비가 될 난적 이란과 2차전을치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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