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한국 돌풍」을 잠재우며 시즌 첫 우승을 거뒀다.
 소렌스탐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슈퍼스티션의 슈퍼스티션마운틴골프장(파72. 6천62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총상금 12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 크리스티 커(미국.274타)를 4타차로 따돌린 소렌스탐은 이로써 올 시즌 첫출전한 대회에서 우승하며 건재를 과시했고 우승 상금 18만달러를 받아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소렌스탐은 또 개인통산 49승으로 낸시 로페스(48승)를 제치고 LPGA 투어 통산승수 단독 6위가 됐다.
 개막전에서 「톱10」에 7명이나 포진하며 LPGA 투어 「접수」에 나선 「한국 군단」은박지은(25.나이키골프)이 공동3위를 차지하고 박세리(27.CJ), 안시현(20.코오롱엘로드)이 공동5위에 올라 여전히 강세를 보였지만 소렌스탐을 뛰어넘기에는 아직 힘이모자랐다.
 더구나 바람과 더위, 딱딱하고 빠른 그린 등으로 1∼3라운드 때와는 전혀 다른코스 조건에서 소렌스탐의 노련한 경기 운영은 역시 한 수 위였다.
 이날 슈퍼스티션마운틴골프장에서는 온풍기에서 나온 것 같은 뜨겁고 건조한 바람이 시속 40㎞에 이를 정도로 강하게 불어 선수들은 샷의 방향과 거리를 가늠하기어려웠다.
 또 기온은 36℃까지 올라가 페어웨이를 걸어다니기조차 힘들었고 콘크리트처럼굳어진 그린은 볼을 퉁겨내기 일쑤였고 퍼터로 살짝 대기만 해도 볼은 마구 굴렀다.
 하지만 소렌스탐은 타수 줄이기보다는 보기를 피하는 보수적인 플레이를 펼쳐제풀에 무너진 추격자들을 손쉽게 제쳤다.
 첫홀 보기로 안시현에 1타차로 쫓겼던 소렌스탐은 악조건에 맞서는 대신 파4홀에서도 티샷을 아이언으로 때리는 지능적인 플레이로 타수 지키기에 주력했다.
 소렌스탐은 안시현이 보기를 범한 5번홀(파4)에서 이날 첫 버디를 잡아 3타차로달아난 뒤 13번(파5), 14번홀(파4) 연속 버디로 사실상 우승을 굳혔다.
 16번홀(파4)에서 보기가 나왔지만 소렌스탐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7.6m 짜리 버디 퍼트를 떨궈 팬서비스까지 곁들였다.
 소렌스탐은 『바람이 창문을 뒤흔드는 소리를 듣고 잠을 깼다. 오늘 예사롭지 않겠구나 예상했는데 과연 코스가 전날과는 딴판이었다. 정말 고생스런 하루였지만 우승을 하니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97년 퀄리파잉스쿨에서 박세리와 함께 공동 수석 합격했던 커는 퍼팅 호조에 힘입어 1언더파 71타로 선전, 2위를 차지했다.
 이날 82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는 소렌스탐과 커 등 단2명에 불과했다.
 박지은은 초반 3타를 잃으며 고전했으나 이후 파5홀 3곳을 모두 버디로 장식,이븐파 72타로 버텨내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공동3위에 올랐다.
 박세리도 그린에서 애를 먹었지만 2오버파 74타로 비교적 잃은 타수가 적었던덕에 합계 9언더파 279타, 공동5위로 대회를 마쳐 강호로서의 면모를 잃지 않았다.
 소렌스탐에 2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 맞대결에 나섰던 안시현은 돌변한 코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5오버파 77타로 무너져 박세리와 함께 공동5위를 차지하는데만족해야 했다.
 이들 「코리언 3총사」는 2개 대회 연속 상위권에 입상, 소렌스탐의 독주를 저지할 선봉장으로 자리를 잡았고 특히 안시현은 미국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신인왕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갔다.
 2오버파 74타를 친 이정연(25.한국타이어)이 합계 3언더파 285타로 공동16위에올라 지난주 개막전 준우승자의 체면을 차렸다.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위성미(15.미셸 위)도 경험 부족을 극복하지 못하고 5오버파 77타로 부진, 합계 2언더파 286타로 공동19위에 그쳤다.
 그러나 작년 나비스코챔피언십 공동9위 이후 LPGA 투어 대회에서 한번도 20위이내에 들지 못했던 위성미는 올해 처음 나선 대회에서 상위권 입상이라는 성과를남겼다.
 마지막홀을 파로 마감하고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 속에 대회를 마친 위성미는 『정말 덥고 힘든 4일간이었다』고 피로감을 호소했지만 『아빠랑 쇼핑하러 갈 계획』이라며 천진난만한 소녀다운 소감을 내놓았다.
 팬 투표에서 신인왕 후보 1위로 뽑혔던 송아리(18.빈폴골프)도 이날 1오버파 73타라는 상대적으로 좋은 스코어를 내 위성미와 함께 공동19위를 차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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