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94년 미국월드컵축구대회의 두 영웅 호마리우(36.

브라질 바스코 다 가마)와 로베르토 바조(35.이탈리아 브레시아)의 「재회」가 불발로끝났다.

 브라질이 승부차기 끝에 이탈리아를 꺾었던 미국월드컵 결승전에서 양국의 간판골잡이로 맞대결을 펼쳤던 호마리우와 바조는 사실상의 생애 마지막 월드컵 출전기회를 노렸지만 끝내 실패로 돌아갔다.

 월드컵 무대에 한 획을 그었던 둘은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 최근 자국리그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점은 물론 감독 및 동료들과의 「불화」가 탈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면에서 너무도 닮았다.

 올해 자국리그에서 절정의 골감각을 과시하며 생애 평균 0.946골로 황제 펠레(평균 0.931골)를 추월한 호마리우는 지난해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삼바군단」이 삐걱거릴 때부터 국가적 관심의 대상이 됐다.

 대통령까지 그의 대표복귀를 지지하는 가운데 호마리우는 「눈물공세」까지 펼치며 호소했지만 「고집불통」 스콜라리 브라질 감독은 끝내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콜라리 감독은 비록 『기술과 전술상 맞지 않는다』는 외교적인 수사로 호마리우의 탈락을 설명했지만 좀처럼 다루기 힘든 그의 기질 때문에 발생한 둘 사이의 감정이 탈락에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4회 연속 월드컵출전을 노렸던 바조 또한 올초 회복기간 6개월을 요하는 무릎수술을 받고도 빠르게 회복, 골감각을 끌어올리자 언론들이 그의 대표 복귀를 한 목소리로 지지했고 트라파토니 이탈리아 감독도 그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표명했었다.

 하지만 역시 「튀는 성격」 때문에 팀 동료들과 화합하지 못했던 바조는 프란체스코 토티,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 등이 노골적으로 그의 복귀를 반대하는 등 내부의적이 많았다는 게 탈락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어쨌든 「월드컵대표는 공만 잘 차서는 안된다」는 것이 정설(?)로 자리잡게 된가운데 8년 전 월드컵을 빛냈던 두 백전노장의 마지막 투혼을 보고 싶어하던 팬들의아쉬움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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