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가 많아지는 계절이다. 교외로 나가면 대개 "가든"이라는 이름을 단 음식점들이 줄을 서 있지만 선뜻 들어서기가 꺼려진다. 경제적인 부담도 있을 뿐 아니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기 때문이다.

 흙마을(울산시 울주군 두동면 은편리·262·1171)은 두동 쪽으로 오가다 쉽게 들릴 수 있는 편안한 음식점이다.

 봉계가 고향인 주인 이순우씨가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해먹던 "너른 국"을 응용해서 만든 칼국수(5천원)가 특별한 맛을 자랑하는 대표적 메뉴다. 멸치를 우려낸 국물이 아니라 들깨와 콩가루를 걸죽하다할 정도로 듬뿍 넣고는 우리밀로 만든 국수를 넣어 끓인다. 보기에도 구수하게 보일 뿐 아니라 들깨의 고소한 맛과 콩가루의 고소한 맛이 어울려 진한 맛을 낸다. 간편하게 먹는 국수지만 영양식이 되는 것이다.

 국수만으로 서운할 때는 파전(8천원)을 곁들이면 입맛을 부추길 수 있다. 해물과 육류, 땡초, 미나리, 당근 등을 듬뿍 넣고 계란을 두개씩이나 넣은 파전은 맛이 부드럽고 푸짐하다. 파를 싫어하는 사람은 부추전(8천원)도 깔끔하다.

 야채를 많이 넣어 고추장에 비벼내는 논고동무침(7천원)과 두부김치(7천원)도 입맛을 돋운다. 이웃 할머니가 직접 담그는 동동주 한잔을 곁들이면 안주 맛이 더욱 살아난다.

 주인 이순우씨는 "이 동네는 물맛이 좋으니까 모든 음식이 맛있다"며 "재료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은 것이 맛의 비결이라 할 수 있겠지만 그 보다는 손님들의 인정어린 도움이 맛을 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흙마을은 울산에서 선바위를 지나 허고개를 넘어서면 왼편 도로가에서 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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