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를 휩쓸고 있는 산불이 주도이자 최대도시인 인구 400여만명의 시드니 시내 주택가 외곽 15~17㎞ 지점까지 근접해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현지 소방당국이 2일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시드니 북서쪽에서 새로 발화한 불길은 현재 시내에서 15㎞ 떨어진 페넌트 힐스 교외 주택단지를 당장이라도 덮칠 기세다. 자원봉사자들이 합세한 1만5천여명의 소방관들이 60여대의 헬기를 동원해 주택단지 500m 바로 앞까지 들이닥친 불길을 막아내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쪽 블루마운틴 지역과 헌터밸리, 에핑구역 등지에서도 불길이 봉쇄선을 뚫고 들어오고 있으며, 시드니 시내에서는 20m 높이로 치솟은 불기둥이 다가오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블루마운틴과 북부 호크스베리강을 따라 형성된 일부 마을 주민들은 대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봅 디버스 방재대책장관은 소방당국이 저지선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시드니 시민들에게 동요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현지 ABC 라디오 방송도 주민들에게 지금 대피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면서 일단 집안에서 안정을 찾으라는 방재당국 관리들의 말을 전하고 있다.

 기상당국은 섭씨 38도까지 치솟은 뜨거운 날씨와 건조한 오지바람이 불길을 더욱 번지게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봅 카 사우스웨일스주 지사는 "날씨 때문에 진화작업이 난관에 부딪혔다"며 "매우 위험한 단계에 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지난 성탄절 이후 발생한 100여건의 산불로 지금까지 가옥 150여채와 삼림 30만㏊가 소실되고 이재민 5천여명이 발생하는 등 5천만 호주달러(미화 2천500만달러)가 넘는 재산피해를 입고 있다. 시드니 AP·AFP·dpa=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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