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점막 일부 혹처럼 돌출
우리나라 성인 30%서 발견
비만·흡연 등 위험 요인이나
암 진행률 높은 종양성 용종
가족력 있을땐 검사 받아야

▲ 이영달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환자와 대장 용종과 관련한 상담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을 때만 해도 지금까지 활동이 제한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현재 실내 체육시설 대부분이 문을 닫았고, 일상생활도 통제되는 부분이 많다 보니 기본적인 생활 습관이 많이 변화했다. 생활 습관의 변화는 건강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가장 눈에 띄게 변화하는 것은 움직임 제한으로 인한 체중 증가다. 제한된 삶에서 오는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신체 기능이 편하게 돌아가지 못하면서 ‘장운동’도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대장 용종에 대해 이영달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용종이란

용종 혹은 폴립은 장 점막의 일부가 주위 점막 표면보다 돌출해 마치 혹처럼 형성, 병의 원인이 되는 인체의 변화다. 용종은 우리 몸의 소화관이나 점막이 있는 모든 기관에서 생길 수 있다. 그중 대장에 생기는 대장 용종은 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혹이 돼 장의 안쪽으로 돌출된 상태로 우리나라 성인의 약 30%에서 발견된다.

이중 대장의 용종은 모양에 따라 긴 줄기(목)를 가지는 유경 용종과 줄기가 없는 납작한 형태의 무경 용종으로 분류된다. 또 현미경적인 소견에 따라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종양성 용종’과 가능성이 거의 없는 ‘비종양성 용종’으로 나눠진다.

종양성 용종에는 선종성 용종, 유암종이 있다. 유암종의 경우 주로 직장에서 발견되지만, 다른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어 악성종양으로 분류된다. 비종양성 용종에는 과형성 용종, 염증성 용종, 과오종, 지방종 등이 있다.

◇용종 제거로 대장암 예방

용종 중 선종성 용종은 5~10년 동안 자라서 대장암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가장 주의를 해야 한다. 특히 크기가 1㎝ 이상 이거나 현미경 소견에서 융모 형태의 세포를 많이 포함하고 있거나, 세포의 분화가 나쁜 경우 대장암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진행속도도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대장암의 발생이 식습관과 환경 변화와 관련 있다고 해도 관리만으로는 예방이 불가능하기에, 평소 대장내시경 등 적절한 선별검사를 통해 미리 발견해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장암 예방법이다.

이영달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는 “대장용종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종을 일으키는 유전적인 문제가 많은 사람이 음식물, 여러 발암물질 등의 환경적인 영향을 받아 용종 발생, 성장이 촉진돼 암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특히 직계가족 중 대장암이나 대장 선종으로 진단받은 사람이 있는 경우, 고지방식, 비만, 음주, 흡연 등을 위험인자로 꼽을 수 있으며, 연령의 증가만으로 용종의 발생률이 증가하므로 식습관과 환경의 조절보다 대장내시경 등 적절한 선별 검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장내시경서 우연히 발견

대장 용종은 대부분 증상이 없고 대장내시경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는 크기가 크거나 암으로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오거나 혈변을 볼 수 있고, 끈적끈적한 점액변, 배설후 불쾌한 통증 등 배변습관에 변화가 나타난다. 매우 드물게는 용종이 커서 장을 막거나 변비, 설사, 복통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전문의는 “용종이 발견되면 가능한 한 제거하는 것이 좋다. 특히 선종은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암 전 단계 신체 변화이기 때문에 반드시 용종절제술을 받아야 한다”며 “정기적인 대장 검사를 통해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종은 내시경시술이나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 용종절제술 후에는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담을 통해 조직검사 확인 및 정기적인 대장 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선종의 수가 3개 이상이거나 크기가 1㎝ 이상인 경우와 조직의 형태가 관융모 또는 융모 선종인 경우, 고등급의 이형성이 동반된 경우, 1㎝ 이상의 톱니 모양 용종이 발견된 경우 3년 후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하며, 10개 이상의 선종이 있거나 용종이 불완전이 제거됐다면 6개월~1년 뒤 다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 전문의는 “대장암의 선별검사는 국가암검진 사업의 선별검사로 분별잠혈검사를 만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대장암의 싹이라 할 수 있는 용종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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