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가 현실에 흡수된 형태 의미
코로나 시대 언택트교육 고도화 양상
메타버스 플랫폼 최대 과제는 콘텐츠

▲ 남호수 동서대학교 융합전자공학과 교수

지루한 코로나 사태가 2년째 이어지고 있다. 백신의 손이 미치는 곳이든 아니든,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전 세계 일일 확진자 수는 마냥 되돌아, 제자리를 떡하니 잡아가는 듯하다. 지구촌을 송두리째 혼란의 도가니로 넣어 모든 일상을 뒤흔들고 새로운 변화를 끌어냈던 지난 1년이었다. 이제 다시는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 같은, 비대면 언택트(untact) 사회로 전환되는 길목에 들어섰다. 영역은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으며, 물론 여기에는 ICT 기술의 발달이 큰 역할을 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메타버스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상,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그동안 메타버스 세계는 가상현실이라는 말로 표현되었는데, 최근 보다 진보된 개념의 웹과 인터넷 등의 가상세계가 현실 세계에 흡수된 형태로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인터넷이 3차원 네트워크로 진화하는 추세를 볼 때 메타버스의 확장성과 성장성은 향후 ICT산업의 방향타로 자리잡는 듯하다. 특히 메타버스 트렌드에서 VR 및 AR(증강현실) 기기, 초대형 월마운트 디스플레이, 투명 디스플레이처럼 현실을 증강하는 기술, 자동차가 또 하나의 집이나 오피스로 변모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메타버스는 코로나로 촉발된 가상현실 사회로의 진입 그 자체로 보여진다.

코로나 사태를 관통하면서 대학에서도 비대면 수업이 대폭 확대되고, 온라인 수업에 관한 내용과 방법에 대한 획기적 변화가 있었다. 지난 1년이 갑자기 다가온 언택트 사회에 대한 다소 불안정한 대응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온라인 원격수업이 고도화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기존의 동영상 수업콘텐츠를 비동기로 송출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동기로 실시간 화상 강의가 보편화하고, 이를 언제든지 다시 경험할 수 있게 되어있다. 다만, 학생과의 비현실적인 상호작용, 현장감 부족, 실험, 실습, 실기 교육의 불편함은 여전한데,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나아가 언택트 교육을 더욱 고도화하는 수단을 메타버스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인공지능 기술 또한 메타버스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최근 등장한 메타버스 플랫폼에는 스마트폰 또는 웹캠에서 3D 아바타가 나를 대신해서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 메타버스 플랫폼, 딥러닝 및 고급 컴퓨터 그래픽 알고리즘으로 구동되는 AI 3D 아바타 플랫폼 등이 있는데, 이러한 기술들은 가상현실 세계로 나 자신이 들어갔을 때 전혀 어색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이제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상호작용과 현실감 있는 수업뿐만 아니라, 컨벤션, 가상공연, 회의, 팬 사인회 등의 활동이 일반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더 나아가 메타버스 안에서의 활동은 점차 가상이라는 틀을 깨고 나올 것이다. 메타버스 내부활동과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심지어 자산이동까지도 일어날 수 있다. 메타버스 안에서의 강의, 수업, 평가가 현실에서의 그것과 동일시 될 수 있다.

여전히 숙제는 콘텐츠이다. 플랫폼이 메타버스를 이루는 공간이라면 그 공간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콘텐츠이다. 수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콘텐츠를 실감형으로 제작하여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운영되게 한다면 교육에 파격적인 변화, 이동이 생기게 된다. 이는 코로나 사태로 불가피하게, 불편하게, 대안으로 실행되는 것이 아닌 보다 진보된 교육, 사회로의 발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위기는 새로운 기회로 다가왔고, 그 기회는 새로운 혁신을 앞당겼다.

오스카 와일드의 명언 “가면을 씌워줘라, 그러면 진실을 말할 것이다”이 떠오른다. 메타버스는 우리의 의식세계까지 바꿀지도 모르겠다. 메타버스에서는 수업시간에 아바타들의 질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것 또한 혁신적 변화이다.

남호수 동서대학교 융합전자공학과 교수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