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끝) 삼평지구 스마트팜 성공 안착 위해선

삼평지구 스마트팜 실증단지 역할
울주형 스마트팜 10월 착공 목표

이선호 울주군수 핵심 공약인
삼평지구 스마트팜 조성 본격화
애초 규모보다 대폭 축소했지만
주거타운은 1400가구로 확대해
사업비 3000억→8400억으로 껑충

SPC 설립 등 다양한 방안 모색
투자 리스크 최소화 나설 계획

사업비 조달이 성패 좌우할듯
대형 건설사 브랜드 파워 얻으면
투자 부담도 줄고 분양률도 보장

울주형 스마트팜 100% 군비 투입
같은 유형사업 2개 추진 울주 유일
운영비 부담 등에 고민해야 지적도

▲ 8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울산 울주군 삼평지구 스마트팜 예정 부지 전경.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 8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울산 울주군 삼평지구 스마트팜 예정 부지 전경.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도농복합도시인 울산 울주군은 도시 지역의 성장세가 완연한 가운데 농촌 지역은 고령화와 일손 부족 등으로 인구 소멸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에 군은 스마트팜을 통한 농업 고도화로 농촌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소득을 증대시키고 젊은 인력의 유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선호 군수는 민선 7기 공약으로 삼평들 일원에 스마트팜 혁신 밸리 조성을 타진했고, 사업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농업정책과 유통관리팀이 담당하던 업무를 신설 조직인 6차산업추진단에 맡기기도 했다.

1차 목표인 실증형 스마트팜은 연내 공사에 들어가지만, 핵심 사업인 삼평지구 스마트팜은 사업비가 배 이상 오르고 사업 중심도 도시 개발로 옮겨가는 등 아직 어수선한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군이 영남권의 스마트팜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삼평지구 스마트팜 조성사업은 스마트팜 단지와 농산업 클러스터, 주거타운, 테마관광, 신재생 에너지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사진은 삼평지구 스마트팜 조감도.
▲ 삼평지구 스마트팜 조성사업은 스마트팜 단지와 농산업 클러스터, 주거타운, 테마관광, 신재생 에너지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사진은 삼평지구 스마트팜 조감도.

◇실증단지 역할 울주형 스마트팜 하반기 착공

서생면 옛 영어마을 부지에 들어서는 울주형 스마트팜은 5만1555㎡ 규모로 삼평지구 스마트팜의 축소판이다. 군은 연관 기업 및 연구기관, 보유기관과 연계해 울주형 스마트팜 내에 ICT 접목을 통해 스마트농업 생태계 구축을 추진한다. 또 농업 관련 지식이나 경험, 자본이 부족한 청년 창업농에게 농업을 영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해 농업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신규 농업인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울주형 스마트팜은 식물공장 데이터센터와 스마트 단지, 컨테이너팜 등으로 구분된다.

식물공장 데이터센터에는 샐러드 레스토랑, 식물 가공시설, 식물카페, 파머스 마켓 등을 설치한다. 스마트팜 단지 조성을 위해서는 폐배양액 처리 시설과 생산물 저장 시설, 물류 이송 시설 등을 조성한다. 교육 시설인 컨테이너팜에는 실무역량 강화 교육과 공동브랜드 구축, 프리마켓 데이 등의 세부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군은 울주의 브랜드 슬로건의 U자 형태를 표현하기 위해 사업 대상지 중앙에 식물공장 데이터센터 2개 동을 조성하고 이를 감싸안는 U자 형태의 유리온실형 스마트팜을 조성한다. 필로티 구조로 조성된 1층에는 저온저장 창고와 물류 이송 시설, 폐양액 및 폐식물 처리 시설이, 2층에는 6개의 유리온실이 들어서 특화 농산물을 재배한다.

군은 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단지 내에 환경 및 생육 자료를 관리할 데이터 센터 구축도 논의하고 있다.

울주형 스마트팜의 총 사업비는 430억원으로 식물공장 데이터센터에 146억원, 스마트팜 단지 조성에 187억원 등이 투입된다. 군은 올 10월 착공을 목표로 올해 예산에 60억원을 편성했다.

▲ 울주군은 온산공단 내에서 생산된 폐열을 삼평지구 스마트팜으로 끌어들여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은 온산공단 내에 구축된 폐열 공급 관로.  김경우기자
▲ 울주군은 온산공단 내에서 생산된 폐열을 삼평지구 스마트팜으로 끌어들여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은 온산공단 내에 구축된 폐열 공급 관로. 김경우기자

◇도시 개발 접목 삼평지구 스마트팜

삼평지구 스마트팜은 이선호 군수의 핵심 공약이다. 당초 이 군수는 삼평지구에 330만㎡ 규모의 대규모 스마트팜 조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가 취임 후 검토를 거쳐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 조정했고, 다시 용역을 통해 37만여㎡까지 사업 규모를 줄였다.

삼평지구 스마트팜 조성사업은 스마트팜 단지와 농산업 클러스터, 주거타운, 테마관광, 신재생 에너지 등 5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10만1409㎡ 규모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스마트팜 단지에는 식물공장과 유리온실 등이 들어선다. 농산업 클러스터에는 유통·가공·R&D 종합단지가 구축되고, 연구기관과 산업체도 입주한다. 테마관광 단지에는 관광시설과 체험교육시설 등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단지 내 주거타운 규모가 당초 120가구에서 1400가구로 대폭 확대됐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사업비도 당초 3000억원대에서 8400억원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사업의 중심이 도시 개발로 확대되면서 주관 부서도 6차산업추진단에서 도시개발추진단으로 변경됐다. 군은 민자 100%, SPC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삼평지구 스마트팜의 가장 큰 특징은 폐열을 활용한 보온이다. 폐열을 에너지로 활용할 경우 유류에 비해 70~80%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군은 사업 대상지와 인접한 폐열 에너지 생산업체와 협의해 폐열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선택과 집중 필요

삼평지구 스마트팜 사업은 8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사업비 조달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현재 폐열을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 발굴에 매력을 느낀 국내 1군 건설사를 비롯한 다수 기업이 군과 사업 투자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군은 군비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액 민자, SPC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비슷한 사업비가 투입되는 KTX복합특화단지의 경우 SPC 형태로 사업이 추진되면서 군의 투입 비용이 24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분양이 관건이지만 건설사들의 브랜드 파워를 등에 업을 경우 군은 투자 부담을 최소화한 채 분양에 대한 걱정까지 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000억원에 가까운 사업비를 투입했음에도 저조한 분양률로 원금 회수에 애를 먹고 있는 울주군 에너지융합 일반산업단지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민자 유치에 실패할 경우 막대한 사업비 조달 때문에 사업 추진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

선택과 집중의 문제도 제기된다. 사실상 민자 사업으로 진행되는 삼평지구 스마트팜과 달리 울주형 스마트팜은 100% 군비 투입 사업이다. 현재 430억원 규모지만 사업비가 얼마나 더 추가될지 장담할 수 없고, 향후 지속적으로 투입될 운영비 부담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농어촌공사 경남지사 관계자는 “경남 밀양과 전남 고흥 등 전국에서 대규모 스마트팜 사업을 집중 추진 중인 지자체는 총 4곳인데, 이 중 울주군처럼 2개 사업을 함께 추진하는 지자체는 없다”며 “기초지자체가 같은 유형의 사업을 2개씩 추진할 경우 예산 효율성 등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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