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미래차 전환과 울산 차 부품업계 상관 관계
환경규제·4차산업혁명 영향
내연기관 갈수록 입지 축소
가솔린차→전기차 전환하면
기존 부품 37% 필요없어져
울산 일자리 5500개 ‘흔들’
업계 사업재편 등 엄두 못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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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를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는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산업이 전기·수소 등 친환경 미래차 산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에 자동차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부품업계 역시 발 빠른 대처가 요구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자동차 부품기업 미래차 전환 지원 전략’을 발표하면서 부품기업들의 사업 재편 필요성을 역설했고, 울산시 역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미래차 시대를 앞두고 울산지역 자동차 부품업계가 처한 현실과 지원 대책, 문제점 등을 3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완성차 부진으로 동반 침체

자동차 부품산업은 우리나라 제조업 고용의 6%, 생산의 6.5%, 수출의 3.6%를 차지하는 핵심 주력산업 가운데 하나다.

울산의 자동차 부품산업도 마찬가지다. 2019년 울산의 자동차 부품산업 고용 인원은 2만4919명으로 완성차 업계 종사자 3만2112명의 77% 수준을 차지한다.

울산의 자동차 부품기업은 520여 곳으로 차체부품 22.7%, 의장부품 38.4%, 새시·엔진부품 27.4%, 전장부품 11.5% 등으로 구성돼 있다. 1차 협력사는 전체의 10.5%, 2~3차 협력사는 89.5%를 차지한다.

문제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기 부진으로 완성차 판매 대수가 매년 감소하면서 자동차 부품업체도 동반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 고용보험 통계에 따르면, 울산의 자동차 부품산업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지난 2018년 10월 1만7887명에서 2019년 10월 1만6736명, 2020년 10월 1만6077명으로 2년 동안 1810명 줄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6년까지 매출액 대비 5% 이상을 유지했지만 2017년 이후 2%대 수준에 머물며 경영 압박을 받고 있다.

◇환경규제로 내연기관 설자리 잃어

자동차 산업은 4차 산업혁명과 환경규제 강화로 패러다임 전환기에 접어들었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는 2025년, 독일 2030년, 프랑스는 2040년부터 내연기관 차량 운행 금지에 들어간다. 내연기관 차량이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가운데 내연기관 차량과 운명을 공유하는 부품업체 역시 위기를 맞고 있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미래차 관련 배터리와 모터 등 전장부품의 산업 규모는 점차 확대되는 반면 내연기관 중심의 기존 자동차 부품산업의 위축은 예상되는 현실이다.

정부는 전기·수소차의 비중이 2019년 3%에서 2030년 33%까지 확대될 경우 기존 자동차 부품산업은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차 전환시 자동차를 구성하는 약 3만개의 부품 가운데 37% 수준인 1만1000개의 부품이 사라지게 된다. 가솔린차를 기준으로 6900개에 달하는 엔진 부품은 전기차 전환시 아예 생산할 필요가 없고, 구동 전달부품은 37%, 전장품은 70%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 부품업계 일자리 상실 우려

자동차 산업의 전환으로 내연기관 중심의 울산 자동차 부품업계 위축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온다. 시는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배터리나 일부 전장부품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지만, 이를 통해 고용 총량이 유지된다고 볼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부품기업의 46.8%는 사업재편 필요 기업군에 해당되는데, 시는 전기차 전환시 지역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약 5500개의 일자리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업계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지만 지역 2~3차 협력업체 대부분은 규모가 영세하고 경영 상황도 악화 중이어서 미래차 전환 대응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다수 부품업체는 미래차 대응을 위한 준비는 엄두도 못내는 상황인 것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내연기관 중심의 전통 부품산업이 영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제품 개발과 핵심기술 고도화가 필수”라며 “하지만 지역 부품업계는 아직 현실적인 대응이 미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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