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한 험한 길도 잘 헤쳐 나가는 산타페 차량처럼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중단없는 봉사활동을 펼쳐 나가자는 의미에서 모임 이름을 당시 회사에서 "가장 잘 나가던" 차량 이름을 따 "산타페봉사회"로 정했습니다"
 산타페봉사회(회장 유정자·57·전천수 사장 부인)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임원 부인들로 구성된 순수 봉사모임이다.
 유 회장은 "회원 모두 순수하고, 자발적이고, 열정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남편때문에 봉사활동과 모임이 알려지는 걸 많이 꺼리고 있다"며 조심스레 인터뷰에 응했다.
 하지만 산타페봉사회가 펼쳐 온 봉사활동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같은 염려는 괜한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회원 모두가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임원 부인들이지만 봉사활동 만큼은 아주 단순·소박하고 평범하기 때문이다.
 정신지체 장애인 보호시설, 양로원, 양육원 등을 찾아 이불·속옷 빨래며 청소, 밑반찬는 물론 훌쩍 커버린 장애아와 노인들을 직접 씻기고 밥을 떠 먹이는 노력봉사에 메달려 왔다.
 유 회장은 "물론 힘들죠. 한번은 청소년 티가 물씬 나는 장애아를 씻기는데, 민망한 건 고사하고 얼마나 힘이 드는지 팔이 빠지는 줄 알았다"며 봉사활동의 일면을 소개했다.
 모임 구성 후 단 한번도 봉사활동에 빠진 적이 없는 박심라 총무(51·임태순 상무 부인)는 "모임의 이름때문인지 산타페봉사회는 지난 2001년8월 창립 후 그동안 단 한번의 흔들림도 없이 묵묵히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며 "최근에는 오히려 영역을 더욱 넓히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세분화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박 총무는 "작은 도움이지만 꼭 필요한 사람이 받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에 최근에는 봉사활동 방향을 바꿨다"며 "다른 단체와 봉사활동이 겹쳐는 시설이나 사회보호를 받는 사람들 대신 차상위 계층이나 해체위기에 놓인 가정의 아동과 청소년들을 돌보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북구지역 공부방에서 5개월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순옥씨(48·박구진 전무 부인)는 "도움을 주려고 해도 아이들의 자존심이 상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때문에 일반 복지시설에서 하는 봉사활동보다 더욱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씨는 "봉사활동을 하면 할 수록 알려지지 않은 곳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이웃이 얼마나 많은 지 실감한다"며 "더불어 사는 이웃, 함께 하는 사회는 우리 모두가 자신보다 어려운 주위를 돌아볼 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남기자 jnp@ksilbo.co.kr
사설=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임원 부인들로 구성된 산타페봉사회 회원들이 정신지체 장애아 수용시설을 찾아 밀린 이불·속옷 빨래를 하는 등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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