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석영 울산대 명예교수

달걀버섯의 학명은 Amanita caesareoides이다. 학명은 속명(屬名)+종명(種名)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서 Amanita는 광대버섯속(廣大버섯屬)을 지칭한다. 광대버섯이라고 하면 춤추는 광대를 연상하는 경우가 많은데 버섯치고는 갓이 크고 넓다는 의미다. 종명인 caesareoides는 로마의 황제들이 즐겨먹던 민달걀버섯(Amanita caesarea)과 유사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맛이 뛰어나 유럽에서 인기가 많은 버섯이다.

우리나라 달걀버섯은 유럽의 황제버섯과 유사한 ‘아시아산 황제버섯’이라는 의미를 가지며 역시 맛있는 식용버섯이다.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북아메리카, 스리랑카 등에 분포한다.

달걀버섯을 보면 언제부터 ‘빨갛고 예쁜 버섯은 독버섯’이라는 얼토당토한 말이 생겼는가 하는 점이다. 시중에는 독버섯 구분법이 수없이 떠돈다. ‘세로로 찢어지는 버섯은 먹을 수 있다.’ ‘독버섯은 색깔이 화려하고, 식용버섯은 수수한 색으로 냄새가 좋다.’ ‘은숟갈이 변색하지 않는 것은 먹을 수 있다.’ ‘벌레가 먹는 버섯 사람도 먹을 수 있다.’ ‘가열해서 먹으면 중독되지 않는다.’ 아무런 근거 없는 황당한 주장이다. 절대로 그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독버섯인 노란다발, 독황토버섯, 독깔때기버섯 등은 대가 세로로 찢어지고 갓의 색도 수수하다.

▲ 석남사 인근에서 발견한 달걀버섯.
▲ 석남사 인근에서 발견한 달걀버섯.

일제강점기인 1940년 임업시험장에서 간행한 선만실용임업편람(鮮滿實用林業便覽)에 독버섯의 분류법으로서 식용버섯은 대가 세로로 찢어진다거나, 독버섯은 은숟갈을 넣어서 색이 변한다거나, 색이 아름답다거나 하는 황당한 독버섯의 구분 방법이 소개되기도 했다. 이런 잘못된 이야기가 최근까지 전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독버섯을 잘못 먹고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여름이 되고 숲속에서 아름다운 달걀버섯 군락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그러나 꼭 알아야 할 것은 자신이 확실하게 아는 버섯이 아니면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되며, 식용인 달걀버섯도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최석영 울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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