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울산중구문화의거리 현대미술제’ 오는 18일까지

장마로 무덥고 습한 날씨에
야외보다 실내전시장 붐벼
다양한 영상물 한곳서 상영
설치미술 새영역 ‘스크리닝룸’
이발소 재현 ‘영호룸’도 인기

미술작품 사전정보 확충하고
관람환경 개선 필요성 제기

▲ 친근한 동물 형상과 화려한 컬러감이 돋보이는 김우진 작가의 ‘해피독’.

지난 9일부터 울산중구문화의거리 현대미술제가 시작됐다. 지난 주말은 장마의 영향으로 뙤약볕이 쬐이다가 갑자기 소낙비가 쏟아지기도 했다. 무덥고 습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현대미술제 개막을 알리는 보도를 접한 뒤 일부러 문화의거리를 방문해 새로운 현대미술을 접하고 돌아갔다.

▲ 중구 문화의거리 현대미술제 2021 전시작품인 이병찬의 ‘그리처’.
▲ 중구 문화의거리 현대미술제 2021 전시작품인 이병찬의 ‘그리처’.

올해 전시작품 중 가장 눈길을 모은 작품은 문화의거리에 놓여진 대형 에드벌룬 작품이었다. 알록달록 화려한 색상의 귀여운 반려견의 형상으로, 김우진 작가의 ‘해피독’이라는 작품이다. 사거리에 놓여진 해피독은 주말 내내 이 거리를 찾은 방문객의 인증샷 포토존으로 활용됐다. 특히 울산중구마두희학교는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한 어린이들 모두가 이 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현장에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날씨 탓인지 일부 관람객은 야외 보다 실내 전시장에 오래 머물렀다. 특히 어라운드울산 3층에 설치 된 이병찬 작가의 ‘크리처’(Creature)는 조용한 공간에서 움직이는 미술품을 볼 수 있어 한참동안 머물다 나가는 관람객이 많았다.

▲ 중구 문화의거리 현대미술제 2021 전시작품인 영호 작가의 ‘영호룸’ 퍼포먼스. 작가는 실제 관람객들의 머리를 다듬어주며 소통한다.
▲ 중구 문화의거리 현대미술제 2021 전시작품인 영호 작가의 ‘영호룸’ 퍼포먼스. 작가는 실제 관람객들의 머리를 다듬어주며 소통한다.

올해 출품된 30여 점 가운데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데다 콤프레스를 활용해 공기의 압축과 팽창효과로 형태가 시시각각 달라졌다. 관람객들은 작품 주변을 빙빙 돌면서 구석구석 살피거나, 동영상을 찍어 SNS에 올리기도 했다.

다수의 영상물을 한 곳에서 보여주며 시민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현대미술을 알려주는 행사도 마련됐다. 기존의 갤러리 공간에 스크린 하나를 설치한 뒤 이를 ‘스크리닝룸’으로 호칭하고, 차례로 상영된 9편의 영상물이 모두 ‘싱글채널비디오’이라는 형태의 현대미술 영역에 속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박정현씨는 “‘가기갤러리’ ‘옛 동광의원’ 등 기사에 적힌 전시장소가 낯설었다. 현대미술제 때문에 문화의거리에 새로운 공간이 많이 생겼다는 걸 알게됐다. ‘어라운드울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만 “올해는 야외에 설치된 작품이 적어서 아쉬웠다”고 했다.

▲ 지난 9일 중구 문화의거리에서 열린 현대미술제 2021 개막식에서 송철호 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지난 9일 중구 문화의거리에서 열린 현대미술제 2021 개막식에서 송철호 시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홍진석씨는 “이발소처럼 꾸며진 곳에서 한참 머물렀다. 어릴적 추억이 떠올랐다. 음악마저 옛 노래였다. 그 모든 것이 하나의 현대미술작품이라는 것이 흥미로웠다. 작가가 실제로 이발까지 한다고 들었는데, 못봐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조미옥씨는 “해마다 빠짐없이 이 전시를 지켜봐 왔다. 다만 올해는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사전정보가 너무 부족했던 것 같다. 빈 공간을 활용하겠다는 시도는 좋았으나, 방문객이 오래 머물도록 관람환경까지 고려해 줬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21 울산중구문화의거리 현대미술제는 오는 18일까지 문화의거리와 그 주변 4곳의 실내전시장에서 진행된다. 글=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사진=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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