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공유재산 동천·문수컨벤션
시설임대료 납부 어려움 겪어
동천컨벤션 포기로 재입찰
“경영 손실분 정확한 실사통한
과감·선제적 특단 지원” 촉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장기화되면서 연간 50억원대의 임대료에 부담을 느낀 지역 대표 예식업체가 사업을 포기한 가운데 울산 남구 소재 문수컨벤션까지 “수십억원대 임대료를 더이상 감당하기 힘들다”면서 경영난을 호소하고 나섰다.

19일 예식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결혼식 예약건수와 건당 매출액이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울산시의 공유재산(예식장) 운영사업자인 문수컨벤션웨딩과 동천컨벤션 등은 매월 적자가 수억원씩 발생, 울산시에 대한 시설 임대료 납부에 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울산시가 시설 임대료 50%를 감면해주기로 하면서 일정부분 숨통이 트였지만, 그럼에도 현재 은행융자를 통해 가까스로 임대료를 납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동천컨벤션은 사업을 포기했고, 최근 세계로마트가 31억2000만원에 이를 낙찰받았다.

사업자가 변경되면서 기존 동천컨벤션 운영업체인 성우종합개발(주)은 예식을 예약한 예비부부들에게 “8월15일 문을 닫는다”는 내용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계약금을 반환해주고 있다.

그러나 가을 예식을 앞두고 있었던 예비부부들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9월 예식을 예약한 예비신부 A씨는 “결혼식이 두 달밖에 안남았는데 갑작스럽게 계약을 해지당했다. 좀 더 일찍 예식 취소 사실을 알려줬다면 조금 더 빨리 다른 예식장을 알아봤을텐데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 이런 일이 벌어지니 너무 황당하다”고 했다.

이처럼 지역 예식업계의 경영난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문수컨벤션웨딩 관계자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코로나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가을부터는 예식장업계가 정상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최근들어 코로나 확산세가 더욱 거세지면서 올해 역시 큰 폭의 적자 누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면서 “영업손실에 맞춰 합당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확산 여파로 행사, 결혼식 등 주요수입원이 대폭 줄어든데다 1년 넘게 이어지는 영업제한 조치들로 인해 누적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간 24억원이라는 임대료 부담을 견뎌내기가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예식장업계의 줄도산이 불가피하다. 특히 일괄적 임대료 기준을 현 시점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만큼 과감하고 선제적인 특단의 대책을 세우는 등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으로 예식업계가 겪는 어려움은 이해한다. 그러나 컨벤션이 시 공유재산이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임대료가 시 예산으로 쓰여야 하는 만큼 쉽게 확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공유재산 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하반기 지원여부와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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