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인자 읽고 쓸 줄 안데이~”

뒤늦게 글 깨치고 쓴 글·그림
64편 접수 수상작 29편 선정

김유화·조순운씨 ‘으뜸상’
최고령 91세 김복선씨 특별상

올해 수상작품 10월말까지
5차 걸쳐 울산 곳곳 순회전시

▲ 김유화씨 ‘바쁘다 바빠’ (으뜸상)
▲ 조순운씨 ‘할미꽃도 꽃이라네’ (으뜸상)
▲ 김복선씨 ‘한글 꽃다발 한아름’ (특별상)

‘내얼굴은 어장일로 까무잡잡/내마음은 공부하는 하얀공책/바쁘다 바빠’ -으뜸상 ‘바쁘다 바빠’ 중(김유화)

‘뒷방구석 늙은이 안되려고/…삐뚤삐뚤 오늘도 글자와 씨름하네’

-으뜸상 ‘할미꽃도 꽃이라네’ 중(조순운)

‘선생님 덕분에 마지막 희망/ 하늘나라 소풍갈대/한글 꽃다발 안고’

-특별상 ‘한글 꽃다발 한아름’ 중(김복선)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원장 허황)이 8일 울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울산지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해마다 이맘때 열리는 이 행사는 글자를 몰라 한평생 ‘까막눈’으로 맘고생하던 할머니들이 뒤늦게 글을 깨쳐 가슴 속 응어리 진 사연을 시와 그림으로 표현한 뒤 이를 심사하여 시상하는 내용이다.

올해의 행사장은 코로나 때문에 다수의 집합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예전만큼 수상자를 중심으로 온 가족·친지가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의 말을 주고받는 북적거림은 사라졌다. 다만, 잠시 소개 된 수상작과 그 속에 담긴 눈물어린 사연과 감동의 울림만큼은 텅빈 행사장 곳곳으로 메아리가 돼 퍼져나갔다.

올해 공모는 ‘글자에 담은 희망의 여정’이라는 주제 아래 지난 6월 문해교육기관 대상으로 작품을 받았다. 총 64편이 접수됐고, 심사를 통해 그 중 29편을 수상작이 결정했다.

수상작 모두는 사회, 문화적 이유로 학령기 배움의 시기를 놓친 안타까운 사연과 한글을 알고 난 뒤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직접 시를 쓰고,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 중 올해 처음 만들어진 특별상은 참가자 중 최고령인 김복선(91) 할머니가 받았다. 김 할머니는 중구평생학습관에서 문해교육을 이수, ‘한글 꽃다발 한 아름’이라는 작품으로 젊은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올해 수상작품은 5차에 걸쳐 울산지역 곳곳 순회전으로 만날 수 있다. 오는 10일까지는 울산시청 1층 로비, 24일부터 29일까지는 울산도서관 전시관, 10월1일부터 3일까지는 제8회 울산평생학습박람회장인 울산대공원 동문광장, 10월11일부터 15일까지는 울산시교육청 1층 로비, 마지막 10월22일부터 31일까지는 울산역 로비에서 열린다.

허황 원장은 “올해 설립된 문해교육센터를 통해 문해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고 배움의 시기를 놓친 성인에게 교육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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