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희 한국산업인력공단 울산지사장

코로나19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은 매우 심각하고 다양하지만, 특히 고용 부분에서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다.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악화로 기업은 신규 채용 규모를 대폭 감소시켰으며 근로자는 무급휴직과 정리해고로 일자리를 잃는 등 고용시장이 불안해졌다. 지난 5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15~29세) 부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기준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 448만여명 중 19.1%에 해당하는 85만여명이 지난 1주간 취업 시험을 준비하였다고 응답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85만명을 넘어선 것은 2006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며, 지난해 청년 취업준비생은 80만여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후 1년 만에 다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청년 구직자들은 자격증 취득, 공인 어학 시험 응시 등 다양한 역량 개발을 통해 취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좁아진 채용문은 쉽게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뜩이나 녹록하지 않은 취업의 길이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위기 상황에 내몰린 지금,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과정평가형 자격은 위드 코로나 시대 청년들이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취업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자격제도로 추천할만하다.

이 자격은 기존의 시험을 통한 검정형 자격제도와 동등하게 인정되지만 구별되는 특성이 있다. 과정평가형 자격은 취업준비생들이 근무하게 될 산업현장 직무와 관련 없는 불필요한 자격취득을 위한 시간과 노력을 줄이고, 현업에서 요구하는 능력 중심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으로 설계된 프로그램으로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받고 소정의 평가를 거쳐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기업은 관련 분야 과정평가형 자격을 취득한 청년 구직자를 채용하여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어 고용에 따른 비용손실을 줄일 수 있으므로 구직자와 기업 모두에게 득이 되는 제도이다.

이처럼 과정평가형 자격은 직업훈련과 자격의 유기적 연계강화로 산업현장 맞춤형 인재 배출을 위한 제도로 2014년 5월 국가기술자격법에 근거하여 도입되었다. 이 자격은 기존 검정형 자격과 달리 별도의 응시자격 없이 산업기사와 기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검정형 자격은 학력, 경력 등에 따라 등급 제한을 두는 반면, 과정평가형 자격은 지정 교육훈련 과정을 이수하고 외부평가를 통과한다면 최대 기사 등급까지 자격을 취득할 수 있어 특성화고 등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케이엠플러스컨설팅에서 실시한 ‘2020년도 과정평가형 자격 성과분석 및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과정평가형 자격 취득자는 취업 소요 기간이나 현장 적응 기간이 짧고 높은 업무수행 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설문에 참여한 기업의 약 70%는 과정평가형 자격 취득자를 향후 채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렇듯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어 실업자와 휴직자가 급증하는 지금, 과정평가형 자격은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하며 직무역량을 키우는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과정평가형 자격제도는 지난 2015년 51명의 합격자를 배출한 이후 작년 말에는 1만6055명의 합격자를 배출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여 시행되고 있다.

자격 종목도 매년 확대돼 올해는 기능사 91개, 서비스 분야 8개, 산업기사 57개, 기사 11개 등 총 167개 종목으로 전국 지정된 교육훈련 기관을 통해 과정을 운영 중이다. 울산지역에서도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와 울산에너지고등학교, 울산마이스터고등학교, 울산생활과학고등학교 등 4개 학교에서 생산자동화산업기사 등 9개의 교육훈련 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들이닥친 고용 한파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 시기에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과정평가형 자격’에 한 번 도전해는 것은 어떨까.

김정희 한국산업인력공단 울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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