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살아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60년만에 한번 돌아온다는 "하루 모자란 윤 2월"이 25일째를 넘기면서 울산지역 서민경제가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서민들이 일상적인 외식 외에 돈을 쓰는 경우는 결혼이나 생일, 개업, 출산, 이사 등이지만 이런 일들이 윤달로 접어들면서 거의 없어졌기 때문이다.
 "윤달도 이런 윤달은 처음입니다. 문만 열었지 장사는 아예 접고 있습니다" 시내 모 예식장 관계자는 윤달이 빨리 지나가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 예식장에는 평년 4월이면 100여쌍이 결혼식을 올리지만 올해는 윤 2월에 해당하는 3월 중순부터 4월중순까지 10여쌍도 치르지 못했다. 윤달을 믿지 않는 기독교인들 때문에 그나마 10여쌍이라도 유치했다.
 때문에 같은 건물에 있는 부페에도 손님이 없다. 윤달에는 출산을 하지 않는다는 속설 때문에 생일도 없어져 부페에서 생일잔치를 벌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예식장의 불황은 신혼여행을 노리는 여행업계, 신혼집 가구장만에 기대를 거는 가전·가구업계, 결혼식 이벤트업계, 사진관, 한복·드레스업계 등 지역의 토착경제 전반에 활력을 끊어놓고 있다.
 이사와 출산, 개업이 줄어든 것도 결혼식 만큼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선 실내인테리어 업자들의 일거리가 떨어지고 축하꽃이나 화분 소매점도 매출이 뚝 떨어졌다.
 여기다 매년 4월은 각 가정에서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계절이어서 엎친데 덮친 격으로 소규모 음식점 등의 서민경제는 더욱 얼어붙고 있다.
 음식점 업주들은 "대부분 가정이 3월에 자녀의 등록금 등으로 많은 지출을 했기 때문에 4월에는 소비를 최대한 줄일 뿐 아니라 주말과 휴일에도 모두 야외로 나가기 때문에 주택가 내의 식당 등은 최대의 비수기를 맞게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17대 총선 국회의원 후보들은 영세상인 살리기를 펼치겠다고 표를 호소하며 식당가에 얼굴을 내밀고 다니지만 상인들은 그들의 말이 좀처럼 믿기지 않는다. 이재명기자 jm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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