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상헌 문화부 차장

정부는 오는 11월1일을 ‘단계적 일상회복’(일명 ‘위드 코로나’)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체계 전환 D-데이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사실상 마지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발표했다. 정부안에 맞춰 울산시도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18일부터 31일까지 2주간 연장한다. 이 기간이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가는 마지막 시험대라 할 수 있다.

이번 조정안은 기존 단계를 유지하면서도 사적모임 제한 완화,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비한 요소들을 담았다. 본격적인 방역체계 전환에 앞서 효과를 검증해 보겠다는 취지를 내포했다.

울산에선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생계를 고려, 사적모임 인원이 미접종자 4명을 포함해 최대 10명까지 가능해졌다. 식당·카페·편의점 영업시간도 기존 오후 10시에서 자정까지 늘었다. 결혼식도 현장 애로사항을 담아 식사 여부와 관계없이 기존 99명에서 접종 완료자 201명을 포함해 최대 250명까지 허용된다. 일종의 ‘백신 패스’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 70% 백신 접종 완료에도 돌파 감염에 대한 우려와 함께 확진자 수 증가에 대한 불안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방역 완화로 오는 11월18일로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교육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걱정만 한다고 코로나를 피할 수는 없다. 우리는 벌써 2년에 가까이 코로나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위기를 여러 차례 겪었다. 마스크 공급 대란, 코로나 병상 부족, 불안정한 백신 수급, 엇박자 방역지침 등 이제는 아련하기까지 한 여러 혼란 속에서도 지혜를 모아 위기를 헤쳐 나왔다.

앞으로 2주는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을 앞두고 더욱 안정적으로 촘촘하게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다. 시민들도 일부 방역수칙 완화가 코로나 이전처럼 자유롭게 행동해도 된다는 뜻이 아님을 염두할 필요가 있다. 최근 사흘간 울산에선 한 자릿수 확진자(14일 5명, 15일 8명, 16일 7명)가 나와 다행이다. 자칫 확진자 증가가 이어질 경우 방역 부담을 높이고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이 지연될 수 있다.

물론 단계적 일상회복에도 조심을 거듭해야 한다. 우리보다 앞서 단계적으로 방역을 완화하다 마스크 착용 규제마저 풀어버린 영국은 최근 들어 하루 4만4000여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방역 조치 완화에 들어갔던 싱가포르도 확진자가 늘어나자 사적모임 제한 등 방역을 다시 강화했다. 즉 마스크를 벗고 제한 없이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아가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되면 더 자주 더 가까이서 코로나 확진자를 접할 수도 있다. 전국 누적 코로나 확진자 34만여 명, 울산 5400여 명 시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뜻하지 않게 확진자와 접촉해 자신도 확진될 수 있다. 한편으론 ‘코로나의 피해자’인 그들을 ‘감염병 전파자’ ‘가해자’로 보는 시각도 변화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코로나의 피해자에 대한 공감과 위로의 마음이 모여야 비로소 진정한 ‘일상회복’이 앞당겨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전상헌 문화부 차장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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