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거래절벽 장기화
정부 고강도 대출 규제 영향
최근 6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
북구지역은 56%에 달해 최고
무주택 실수요자 월세화 가속

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을 전방위로 옥죄면서 매매뿐 아니라 전세 거래까지 어려워지자 울산에서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 비중이 약 37%까지 올랐다. 최근 6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28일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7~10월 울산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 등록은 전날까지 총 3538건이며, 이 가운데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계약은 36.8%(1304건)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같은 기간(7~10월) 대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기간 월세가 낀 임대차 계약 비중은 2016년 35.9%에서 2017년 34.4%, 2018년 33.9%, 2019년 30.1%로 낮아졌지만, 지난해 31.7%에 이어 올해 36.8%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임대차 거래 시장에서 월세·준월세·준전세를 합한 월세 낀 비중은 작년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한 새 임대차법 시행 직후 치솟았다. 전세 품귀에 가격이 치솟으면서 전세를 구하지 못하거나 오른 전셋값을 마련하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월세 낀 계약을 맺는 사례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이 비중의 증가 폭이 작년보다 더 커졌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정부가 은행권에 강력한 대출 총량 관리를 요구했고,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금융권의 대출 옥죄기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보면 울산지역 5개 구·군 가운데 북구가 55.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울주군(38.8%), 중구(29.9%), 동구(23.5%), 남구(23.0%) 등의 순이었다.

특히 북구의 경우 월세 거래가 늘면서 가격 또한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9년 월세 55만원(보증금 2000만원)에 계약됐던 울산송정지구한양수자인 아파트(전용면적 84㎡)가 지난달에는 월세 110만원(보증금 2000만원)으로 계약되는 등 최근 2~3년 사이 월세가 두 배가량 상승한 아파트들도 속출했다.

특히 정부가 매매·전세 거래를 더욱 어렵게 하는 고강도 대출 규제를 잇달아 발표함에 따라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매매·전세 대출이 제한되거나 집주인의 전세보증금 증액 요구로 인해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월세를 택하는 월세화 현상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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