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으로 얼룩졌던 17대 총선 결과를 두고 각계각층이 바라보는 시선은 각기 다르다. 동구의회에서 유일한 여성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나에게 이번 총선은 본격적인 여성정치인 시대를 열었다는데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제1당 당수에 선출되는가 하면 지역구에서 9명, 비례대표에서 30명의 여성이 금배지를 달아 국회 여성의원 비율이 두자리 숫자인 13%로 끌어 올려 여성파워가 급부상했다는 점이다.
 여성의 원내진출 증가는 비례대표에서 2명 중 1명을 여성으로 하도록 의무화한 개정선거법에 힘입은 것도 있지만 정치판을 바꿔야 한다는 여망과 남성위주의 기성정치가 부패와 비리로 얼룩져 국민의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한 반작용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부드러움과 타협, 조화의 리더십을 갖춘 여성의원들은 이제 실력으로 남성의원과 겨뤄야 하는 시험대에 서 있다. 국가안보와 외교, 전쟁 등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힘의 정치"에서 교육, 의료, 보건 등을 강조하는 "생활정치"로 패턴이 바뀌면서 전문성과 활발한 의정활동을 통해 기대에 부응할 때에만 여성정치인 시대는 성공하리라고 본다.
 대립과 갈등으로 고성과 싸움이 그치지 않는 의회문화를 여성특유의 리더십으로 새로운 풍토를 조성해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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