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필자는 코엑스에서 개최된 "2004 서울 리빙디자인 페어"에 다녀온 적이 있다. 이 전시회는 최신 인테리어 디자인 경향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인테리어 디자인과 리모델링 관련 전시회로 최근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웰빙(Wellbeing)", "새집 증후군(Sick House Syndrome)", "병든 빌딩 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과 관련된 전시 제품들이 특히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최근 우리의 생활여건이 향상되면서 집안을 보다 아름답고 편리하게 꾸밀려고 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높아지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후유증 또한 상당히 심각한 것 같아 매우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러한 후유증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새로운 집이나 사무실을 장만하여 입주하였을 때와 거주하던 집이나 사무실을 새롭게 꾸며보고자 인테리어 디자인을 새롭게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타나는 "새집 증후군" 또는 "병든 빌딩 증후군"이라는 것이다. 이들 증후군의 대표적인 주범은 포름알데히드 등을 비롯한 인체에 유해한 "휘발성 유기화합물질들(VOCs)"인데 이들 물질이 건조되면서 대기 중에 방출되어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흡수됨으로써 각종 알레르기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고 한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1983년에 이들 증후군을 정의하고 피해 방지를 위해 노력해오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1998년부터 정부에서 "쾌적 건강주택에 대한 검토위원회"를 설치하여 실내공기 환경을 관리하고 있고, 2003년 7월부터는 24시간 소풍량 환기시스템의 적용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2003년 5월에 "실내공기질 관리법"을 제정·공포하고 다음달인 2004년 5월부터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오염물질의 배출과 환기시설에 대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여 시행한다고 하니 때늦은 감은 있으나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일정 규모이상의 신축 공동주택은 시공자가 실내공기의 질을 측정하여 그 결과를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제출하고, 입주 개시전에 입주민들이 잘 볼 수 있는 장소에 공고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은 향후 아파트 등을 분양받아 입주할 예정인 주민들은 잘 살펴보아야 할 제도라고 여겨진다.
 한편, 이들 증후군을 해소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을 살펴보면, 창문을 열어 자주 환기를 시킨다. 공기청정기를 이용하여 실내공기를 정화시킨다. 숯이나 야자나무 등을 이용한 공기정화용 상품을 이용한다. 가능한 천연자재를 사용한다는 등이다. 물론 이러한 방법을 사용한다고 이들 증후군을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실내공기의 오염을 최소화시키고 가족의 건강을 지킨다는 점에서는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인 것 같다.
 필자는 이들 증후군에 대한 해법을 우리의 전통가옥과 전통건축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예를 들면, 옛 초가집에서 사용되던 흙과 볏짚을 이용한 벽체는 실내외 통풍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적절한 습도와 실내공기의 오염을 방지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전통가옥의 마루는 목재틀을 이용하여 짜맞추기 공법으로 시공함으로써 화학물질에 의해 폐해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또한 바닥은 전통한지로 만든 장판지를 깐뒤 콩기름 등을 발라 윤기를 내고 방습과 방수기능을 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벽과 천장의 도배지도 천연나무로 만든 한지를 사용하고 도배지의 부착을 위한 접착제는 무공해 도배풀을 사용함으로써 친환경 건축을 실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현대인의 생활이 과거 우리 조상들이 생활하던 환경과는 매우 다른 서구화된 생활양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옛것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으나, 자연과 동화하고 자연을 거스러지 않고자 한 우리 조상들의 친환경적 지혜를 오늘날 우리들이 살아가는 생활환경에 다소간이라도 부합되도록 되살려본다면 오늘날 우리가 걱정하고 고민하는 각종 증후군에서 탈피하여 웰빙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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