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폐기물·석유화학제품 관련 기업 공격적 투자
최근 국내 최대 수소생산·공급업체 덕양까지 인수
코엔텍·동북화학 3~7년만에 되팔아 투자이익 실현
먹튀 논란속 울산 산업계 경영권 방어에 비상 걸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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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알짜배기 향토기업 경영권이 외국 그룹 사모펀드에 잇따라 넘어가고 있다.

특히 호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맥쿼리그룹 사모펀드는 최근 영남권 최대 폐기물처리업체 코엔텍 인수후 매각한데 이어 60년 전통의 국내 최대 수소생산·공급업체인 덕양까지 인수, 울산 산업계가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57년 전통의 국내 수소 1위 덕양 피인수

5일 울산의 향토기업 (주)덕양은 지난 3일자로 글로벌 기업 맥쿼리에 피인수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사업부 인적 분할을 거치면서 덕양, 덕양가스, 덕양에너젠 3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덕양의 이번 피인수 대상은 울산 및 서산에 거점을 둔 수소 및 탄산사업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액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맥쿼리PE는 앞서 덕양 인수에 2000억원 규모의 펀드 자금을 활용할 계획을 세워놓은바 있다.

덕양은 1964년 울산을 기반으로 시작해 지난 57년동안 울산, 여수, 대산석유화학단지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우리나라 수소사업을 선도해온 국내 수소시장 40%의 점유율을 보유한 1위 업체이다.

덕양은 울산석유화학공단에 약 60㎞의 가스배관망과 약 250대의 튜브트레일러 인프라를 갖추고 석유화학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해 석유화학, 반도체 등 부생수소 수요처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천연가스를 개질, 대량수소를 직접 제조해 인근 울산 정유사에 탈황 및 경질유 제조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덕양측은 맥쿼리 펀드의 글로벌인프라운용 경험 및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HSE·ESG 경영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두어 울산향토 기업에서 대한민국 대표 수소기업으로의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했다.

울산 향토기업 맥쿼리그룹 피인수 현황
연도 기업 사업내용 인수대금(추정)
2021년 덕양  국내 1위 수소 공급 및 제조 2000억원
2020년 온산탱크터미널 석유제품 인수·저장·분배 1000억원
2017년  코엔텍  영남권 최대 폐기물처리  795억원 
2017년  태영호라이즌   200억원 
 석유제품 인수·저장·분배
2011년  동북화학 부두 설비·석유제품 저장탱크 운영 1000억원

◇울산 온산탱크터미널-태영호라이즌 등도 피인수

맥쿼리 그룹은 이번 덕양 투자 이전에도 울산지역에 폐기물과 석유화학제품 탱크터미널 사업과 산업가스 기업에 공격적인 투자로, 경영권을 인수했다.

맥쿼리PE(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는 작년 말 에스코와 개인주주가 가지고 있던 온산탱크터미널 경영권 지분 60%를 탱크터미널 운영사 인 유나이티드터미널코리아(UTK)를 통해 인수했다. 인수 가격은 1000억원대로 알려졌다.

UTK는 맥쿼리PE가 2017년 울산에 위치한 유류저장터미널 태영호라이즌 경영권지분 100%를 인수해 설립한 회사로, 현재 저장용량이 46만8000여㎘(탱크수 67기)에 달한다. 인수가는 200억원 중반대로 알려졌다.

맥쿼리PE는 UTK 인수이후 태영인더스트리로부터 태영GLS 목재부두를 추가로 인수, 탱크터미널 운영을 위한 저장용량 규모를 키웠다.

◇코엔텍-동북화학은 인수후 매각 차익실현

맥쿼리PE는 지금까지 울산기업을 인수한뒤 코엔텍과 동북화학 둥 두곳을 팔아치워 투자이익을 실현했다.

맥쿼리는 2017년 6월 자회사인 그린에너지홀딩스를 통해 후성그룹으로부터 코엔텍의 경영권 지분 33.63%(1681만6567주)를 795억원에 사들인지 3년만인 2020년 6월 아이에스동서와 E&F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에 지분(2964만2807주)과 경영권을 매각했다. 지분 59.29%를 보유한 맥쿼리PE의 코엔텍 지분 매각 가격은 4217억원으로 알려졌다.

맥쿼리PE는 코엔텍 인수 이후 최근 2년간 공격적인 결산배당을 통해 286억원(2018년 119억원, 2019년 160억원)을 회수했다.

특히 울산시로부터 매립지 증설(120만㎥) 허가를 받자마자 4217억원에 되팔자 울산시의회에서 먹튀 논란과 방지대책 마련 등의 비판이 일었다.

맥쿼리PE는 앞서 지난 2011년에는 울산지역 정유화학 제품 저장탱크를 운영하는 동북화학을 인수, 7년뒤에 S-OIL에 되팔면서 상당한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 상공계 한 관계자는 “울산에 뿌리를 내린 알짜배기 향토기업들의 경영권이 연거푸 외국계로 넘어가는 현실이 염려스럽다”면서 “향토기업들이 경영권을 지킬수 있도록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피인수된 기업들이 먹튀의 희생양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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