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의 다툼에 시민 피로감 고조
옳고 그른것은 법정에서 따지고
정당 초월한 상생정치 보여주길

▲ 김두수 서울본부장(부국장)

“선거를 치르고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민주주의를 입에 담는지 참으로 유감스럽다.”(송철호 시장)

“청와대의 선거개입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결코 용서할수 없는 범죄다.”(김기현 전 시장.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달 중순 송 시장과 김 전 시장이 이른바 청와대 하명의혹 사건 재판 직후 자신들의 SNS(페이스북)를 통해 이같이 공방을 펼치면서 날선 감정을 토해낸 바 있다.

2018년 6·13 지방선거 전후 ‘3년전 과거사’와 관련된 법원의 재판이 진행 되면서 묵은 감정이 다시 ‘장외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 시장과 국민의힘 소속 직전 시장인 김 원내대표는 정당과 진영 이념을 초월한 산업수도 울산의 최고 지도자들이다. 때문에 개별언행은 물론 작은 시그널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특히 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중차대한 현안과 정책에 대해선 정당이 다르기에 다소 ‘유연한 찬반’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휘발성이 강하면서도 ‘은밀한 공간’의 사건 전개와 관련된 날선 감정이 표출될 땐 진영을 넘어 시민사회 전반을 강타하기 마련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오는 20일 전후 재판이 재개되면서 양측의 날선 감정과 거친 언사가 SNS 등을 통해 ‘2라운드 장외전’으로 치닫게 되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는 전쟁’이 전개될 것이라는 우려다.

이 지점에서 두 지도자의 정치권 입문당시에서부터 약속과 철학을 복기해 볼까. 공히 ‘시민행복’‘울산경제’‘통합’ 등은 기초적인 교양과목이자 필수어록으로 등장한다. 서로 다른 것이 존재한다면 정당과 이념, 정책과 노선이다.

판사출신으로 정치권에 먼저 입문한 김 원내대표는 17대 국회부터 내리 3선을 하다가, 울산시장을 거친뒤 21대 국회에서 4선 중진으로 제1야당 원내사령탑이 됐다. 인권변호사로 평가받는 송 시장은 8전9기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시장으로 등극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같은 법조인 출신으로 평소엔 ‘호형호재’라고 할 만큼 친소관계였다.

현실 정치선거에서 캠페인은 축제분위기로 전개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면에선 죽고살기식 전쟁을 방불케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한참 뒤에도 두 지도자의 정면충돌이 급기야 장외전으로 치닫는 현실에서 시민들은 과연 어떤 시각일까?

SNS를 비롯한 뉴미디어 시대에 빠르고 새로운 뉴스를 갈망하는 지금, 아무리 좋은 노래와 가수가 나와도 ‘앵콜’은 식상할 만큼 가파른게 시민 의식 구조다.

그럼에도 3년동안 ‘지겨운 노래’를 들어온 시민들은 두 최고지도자가 직접 참전하는 장외전을 두고 “제발 보이지 않는 데서 싸워라”고 일침을 가한다.

이제 모든 것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두 지도자 공히 신성한 법조인 출신 아닌가? 법정에서 옳고 그름을 따져야한다. 억울하면 3심제도까지 있지 않는가.

20대 대선 90일 앞.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민 전체가 참전하는 모양새다. 작은 커뮤니티와 직장은 물론 심지어 가족간에도 생각이 다르고 갈등이 표출된다. 비대면 장기화로 경제가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계의 갈등 지수 역시 고조되고 있다. 산업수도 울산의 경제계는 전직 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갈등을 조정하고 화합하는 원로의 역할이 존재한다. 하지만 정치·행정 원로가 아쉬울뿐만 아니라, 정당과 이념 지역을 초월한 시민화합의 중심부 ‘진정한 원로’는 하루아침에 메이킹되지 않는다. ‘김태호·권기술·심완구·차화준·차수명’. 이들의 공통점은 이미 고인이란 점과 지역출신 정치지도자로 남겨진 기억속의 평가는 다르다. 역사의 시계는 단 1초도 멈추지 않는다. 울산의 최고지도자 ‘송철호·김기현’의 상생정치와 함께 ‘10년후’ 더 큰 미래를 기대하는 건 기자만의 바람이 아닐 것이다.

김두수 서울본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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