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작지만 참신한 작품 많아” 호평 이어져

일주일전 부산아트페어 열린데다
확진자 급증으로 ‘우려 속 개최’

첫날 VIP 프리뷰 행사 ‘북적’
주말낀 10~12일 관람객 더 늘듯

대부분 소품 위주로 판매됐지만
1천만원 이상 대작 판매 이어져
미술시장 호황효과 드러내기도

▲ ‘울산아트페어 2021’이 9일부터 12일까지 일정으로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개막일인 9일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2021 울산국제아트페어가 9일 시작됐다. 국내외 79개 갤러리가 참여해 1500여점 이상의 미술품이 일제히 전시됐다. 소품 위주의 작품 구매가 이어졌고, 1000만원대 이상의 대작이 잇달아 판매되며 미술시장 호황효과를 톡톡히 누린 갤러리도 나타났다.

사실 이번 행사 개막에 앞서 주최측의 불안감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불과 일주일 전 부산벡스코에서도 아트페어가 열린 상황이었다. 시간차 없이 울산에서 또다시 마련된 아트페어에 얼마나 많은 관람객이 올 것인가를 두고 그다지 긍정적 답변이 나올만한 처지는 아니었다. 불과 며칠새 전국발 코로나 확진자의 숫자가 급등한 것은 물론 울산지역 하루 확진자 역시 40~50명대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 9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아트페어 2021’ 개막식에서 박원희 조직위원장(동강의료재단 이사장)과 조원경 울산시경제부시장, 김봉석 울산미술협회장 등이 축하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 9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아트페어 2021’ 개막식에서 박원희 조직위원장(동강의료재단 이사장)과 조원경 울산시경제부시장, 김봉석 울산미술협회장 등이 축하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하지만 첫날 행사를 살펴본 결과 주최측의 우려에 비해 방문객 숫자는 예상외로 많았다. 이날 오후 3시 예정된 개막식 전후로 삼삼오오 사람들이 몰리더니, 오후 5시부터 폐막시간인 오후 7시까지 관람객은 더욱 늘어났다. 울산전시컨벤션센터 1층 전관을 활용한 전시 부스 곳곳이 관람객들 발길로 채워졌다. 이날 전시는 VIP카드를 가진 이들만 입장이 가능한 프리뷰 행사였기에 향후 10~12일은 관람객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일반 입장이 가능하고 주말까지 끼어 미술품에 관심있는 애호가와 가족단위 방문객. 최근 미술시장으로 쏠린 MZ세대의 발길이 한꺼번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울산 시민들이 미술품을 사고파는 국제아트페어를 고대한 이유는 울산 뿐 아니라 서울을 비롯해 대구부산 등 타 시도 갤러리가 소장한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고, 그 동안 울산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작가군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갤러리 자작나무(서울)는 국내는 물론 해외 미술시장에 한국작가를 소개하는 일을 해 왔다. 이번 행사에는 장미경의 세라믹작품 ‘줄무늬 호랑이’를 비롯해 이상원, 유선태, 수레아의 작품을 소개했다. 갤러리 관계자는 “국내외 곳곳 미술시장을 다녔지만, 울산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낯선 도시지만, 새로운 아트페어이기에 기대감을 갖고 와 봤다. 첫날이지만, 작품에 우리 갤러리 작품에 관심갖는 이들을 많이 만났다. 이같은 여세가 마지막 날까지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 9일 ‘울산아트페어 2021’가 열리고 있는 울산전시컨벤션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관람을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 9일 ‘울산아트페어 2021’가 열리고 있는 울산전시컨벤션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관람을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이번 행사는 국내 유수의 아트페어에 비해 행사장 규모나 참여 갤러리 숫자는 적으나 코로나19로 문화향유에 대한 열망을 삭힐 수밖에 없던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갈증을 해소하는 기회로 작용했다.

한 VIP 입장객은 “지난주 부산벡스코에도 다녀왔었다. 규모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부산에선 예년의 비슷한 작품을 재탕한 느낌이 있었는데, 그에 비해 울산은 규모는 작으나 새로운 작품이 훨씬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아트페어는 미술품 감상의 기능도 있지만 무엇보다 작품판매가 이뤄져야 지속가능한 행사가 될 수 있다. 이번 울산국제아트페어에는 10만~30만원대부터 100만~300만원대, 1000만~5000만원대의 미술품이 골고루 소개됐지만 적은 비용으로 구매가 가능한 소품에 관심이 쏠렸을 뿐 고가품 판매는 그다지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울산지역 한 갤러리는 1200만~1700만원 내외의 고가품 3점을 모두 사전예약으로 판매했고, 행사 현장에서도 작품구매 상담이 계속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아트스페이트 그루, 뮤즈세움 갤러리, 갤러리 큐, 클로이수 갤러리 등 울산지역 갤러리의 약진은 물론 우리가 미처 몰랐던 새로운 울산작가를 알게되는 자리도 마련됐다. 입장객을 맞는 첫 작품은 김경민 조각가의 작품으로 부부와 자녀가 행복한 나들이를 떠나는 조각품이었다. 울산 출신의 김경민 조각가는 특유의 인물조각상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무대로 도약하고 있다. 어느 갤러리 부스에는 김소형 작가의 ‘피플’ 연작이 주요 벽면을 차지한다. 울산 출신인 김 작가 역시, 국내외 아트페어에 소개될 때마다 선주문이 몰리는 ‘핫’한 작가다.

글=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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