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프리뷰 방문객만 3000명대…나흘간 3만2000여명 발길
129억원상당 미술품 판매…대부분 갤러리 ‘중박’이상 성적
참여 갤러리·작품 확장·프로젝트 차별화로 틈새 노려 볼만

▲ 전국에서 79개 갤러리가 참여한 제1회 울산국제아트페어가 12일 나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됐다.

제1회 울산국제아트페어가 12일 나흘간의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울산에서 처음 열린 ‘국제아트페어’를 대하는 시민들 입장이고, 또 하나는 ‘부자도시’에서의 흥행을 기대하며 낯선 땅 울산에 온 타지역 갤러리들 입장이다.

전자는 만족스러운 평가가 나왔다. 주최측의 우려를 불식하듯 첫날부터 수천명 관람객이 찾아왔고, 행사장은 4일 내내 성황을 이뤘다. 후자는 실패냐 성공이냐를 떠나 ‘가능성을 봤다’는 수준으로 요약된다.

적지않은 수의 미술품이 거래됐지만 금액 면에선 모든 갤러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고가의 미술품 보다는 100만원 미만, 200만~500만원 가격의 작품판매가 주를 이뤘고 그마저도 갤러리마다 온도차가 컸다.

다만 미술시장에 쏠려있는 전국적 관심도가 울산에서도 실제 확인됐다는데 의미를 둘 수 있다. 갤러리와 새로운 미술품을 늘리고, 차별된 프로젝트로 기존 아트페어의 틈새를 치고 들어간다면, 울산만의 독자성을 인정받으며 성공안착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울산국제아트페어에는 VIP를 위한 프리뷰 방문객만 3000명이 넘을 정도로 행사 첫날부터 관람객이 줄을 이었다. 주말인 토·일요일에는 울산전시컨벤션센터의 주차장이 부족할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 1500점 미술품이 한꺼번에 소개되는만큼 서울이나 부산 등 다른 도시에 가지 않고도 울산에서 볼수없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실제로 관람객들은 최소 1~2시간, 길게는 4~5시간을 머물며 모든 부스의 작품을 꼼꼼히 둘러봤다. 인기작가의 작품 앞에서는 인증샷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아트마켓의 취지는 그림판매를 위한 것이지만, 그 실제는 어느 아트페어를 막론하고 그림감상을 위한 미술전람회로 더 인기를 누린다는 걸 여실히 입증시켰다.

작품판매에서 79개 참여갤러리 중 몇곳은 ‘대박’을 쳤다. 큰 수익을 내지 못했을 뿐 부스대여비(220만~370만원) 이외 운영비를 제하고도 손해를 본 곳은 거의 없다고 알려졌다. ‘완판’을 기록한 사례도 나왔다. 대표적으로 박정용, 감만지, 김옥진, 신선미, 임수빈, 청신, 한상윤 작가 등이다.

울산 갤러리 중 아트스페이스그루는 함께 한 모든 작가의 작품을 골고루 판매했다. 뮤즈세움 갤러리는 500만~600만원대 미술품 등 7점의 그림을 판매했다. 지앤갤러리는 2년 이상 꾸준하게 인연을 이어 온 작가군을 소개하며 입지를 다졌다. 클루이수는 1200만~1700만원을 호가하는 칠보공예 3점을 선판매했는데, 현장에서 또다시 제작주문을 받기도했다.

다만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가 미술품은 거래가 뜸했다. K-아트의 품격을 대변하는 대가의 작품이 나오긴 했으나, 작품 자체의 아우라에 모든 이의 관심이 꽂혔을 뿐 판매로 이어지진 못했다.

타 지역에서 온 어느 갤러리 대표는 “소장용 혹은 투자용으로 작품을 보러 온 이들은 극소수였다. 인테리어용으로 활용가능한 작품에 관심을 많이 두는 것 같았다. 울산만의 독특한 분위기라고 느껴진다. 10만~30만원대 소품, 100만원대 미만의 신진작가 작품, 프린트 작품, 오브제를 활용한 장식적 기능의 미술품이 주로 거래됐다. 이같은 미술 입문자들이 꾸준히 늘어나야 제대로 된 미술시장이 성립된다. 수십년 전 아트페어가 시작된 서울과 부산 역시 같은 길을 걸어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2021울산국제아트페어 주최사 (주)더플랜비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행사에 3만2000여명이 다녀갔고, 129억원의 미술품이 판매됐으며, 박서보의 ‘Ecriture No.150615’(6억원)가 최고가로 거래됐다고 밝혔다. 또한 제2회 울산국제아트페어는 2022년 6월30일부터 7월3일까지 열린다고 예고했다.

한편 미술호황기를 달리는 올해 한국에선 지난 5월 부산에서 열린 ‘아트부산’이 나흘간 350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한국 최대 규모인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의 역대 최고 판매액(2019년·310억원)을 넘어선 역대급 흥행기록이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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