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가뭄과 오염물질 유입으로 태화강 물이 크게 오염되어 있었으나, 수일 전 비교적 많은 비가 온 뒤로 태화강이 다시 생명력을 찾았다.
 그동안 태화강 상류지역의 수질오염원인이던 언양, 두동, 두서, 삼남 지역 등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를 처리하기 위한 언양하수종말처리장이 완공되어 금년 10월말 가동을 위해 시운전 중에 있다. 이 지역에서 하수처리장까지 생활하수를 모으기 위한 관거공사는 2005년말 완공될 예정으로, 실제로 하수처리장이 설계용량에 맞게 정상가동이 되는 것은 2006년초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울주군 언양읍 구수리 태화강변에 건설된 이 처리시설은 2006년 기준으로 시설용량은 6만t/일이나 실제 평처리량은 4.66만t/일 규모이고, 처리방법은 유기물을 포함한 질소와 인을 처리할 수 있는 대우영양염류제거공법이라는 고도처리공법을 도입하였다. 고도처리후 태화강으로 직접 배출되는 방류수수질은 BOD 12ppm, COD 10ppm, 총질소 10ppm, 총인 1.5 ppm으로써 수질환경보전법상의 방류수 수질기준보다 훨씬 낮게 처리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이 처리장의 완공으로 가축오수나 삼남지역 일부 공장폐수를 제외하고 태화강 상류지역에 거주하는 12만 주민의 생활하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오염물질을 차집 처리하게 돼, 태화강의 수질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삼호교 기준으로 태화강의 수질은 BOD 및 COD 3~5ppm정도로 방류수 수질보다 훨씬 좋은 상태이다. 하수처리장의 방류구에서 삼호교나 명촌교까지의 거리가 불과 16km와 24.7km이고, 갈수기인 10월부터 이듬해 4월동안의 하천유량이 2.01㎥/s로 매우 작고 유속도 느려 강의 자정작용을 크게 기대할 수 없다. 이 같은 경우, 방류구로부터 태화강으로 유입되는 방류수에 의해 하천바닥에 이끼가 끼게 되는 등 오히려 오염정도가 심해질 가능성도 매우 높다.
 더구나 음식물처리장을 언양하수종말처리장 부지에 건설하는 것으로 계획돼 비록 고도처리시설을 하더라도 태화강 상류지역에서 유입되는 오염부하량이 매우 커 태화강의 수질오염이 더욱 가중될 위험성도 있다.
 그리고 언양하수처리장은 완공과 동시에 민간위탁체계로 운영하기 위해 타당성을 검토 중인데, 민간위탁시 경영상의 효율적인 면은 극대화 시킬 수 있겠으나 자칫 수익사업상의 속성 때문에 처리시설 가동에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울산시는 금년 6월 생태도시 선언과 내년 개최될 예정인 전국체전중 조정경기가 가능하도록 태화강의 수질 개선을 위해 오니준설 하도정비, 생태하천조성 등 가능한 모든 역량을 쏟고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태화강의 수질개선을 위해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 언양하수처리장 가동을 앞둔 시점에서 반드시 고려하여야 할 몇가지가 있다.
 첫째, 방류수의 수질은 현재 방류구 부근의 태화강 수질보다 좋게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처리수를 방류하기전 완속모래여과 등 추가적인 후처리 시설을 하고, 현재 하수처리장 잔여부지(음식물처리장 예정부지)에 인공습지 조성하여 한번 더 오염물질을 걸러주어야 한다.
 둘째, 축산오수는 현 하수종말처리장에서 연계처리할 경우 방류수 수질이 오히려 악화되므로 철저히 분리하여 처리하고, 삼남면 일대의 공장폐수는 방류수 수질기준을 보다 강화하여 오염물질의 태화강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여야 한다.
 셋째, 하수처리장의 민간위탁시 합리적인 운영이 될 수 있도록 수익성을 보장하여, 운영 부실로 인한 방류수 수질에 문제점이 생길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여야 한다. 넷째, 현대자동차 앞에 설치되어 있는 방사보를 조속히 철거, 태화강의 흐름을 근원적으로 개선시켜야 한다.
 끝으로, 하천은 나름대로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법적인 수질기준만을 만족시키려는 접근을 하여서는 안된다. 즉 언양하수종말처리장의 방류수 수질이 비록 환경법에 저촉되지 않고, 기준보다 좋은 수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태화강 상류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자칫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태화강을 오염시킬 수 있음을 명심하여야 한다.
 맑고 깨끗한 태화강(물)을 원한다면, 법적기준 충족을 넘어 태화강의 생태계와 수리·수문학적 특성을 고려한 차원 높은 사고와 접근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