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청소년들의 문화 해방구가 될 "청소년 문화존(Zone)"을 조성해 운영키로 했다. 23일 울산시는 "중구 구 시가지와 문수구장 등 2~3개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청소년 문화 존을 내년부터 조성해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거점별로 문화프로그램 테마를 지정한 뒤 주말과 공휴일에 상설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울산시는 이와 관련해 청소년 단체들과 협의, 올해 상반기중에 추진단체 및 추진방법 등을 확정짓고 9월에 문화관광부에 사업계획 승인신청을 정식 제출할 계획이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않지만 울산시가 입시에 내몰려 정서적으로 피폐해지고 있는 청소년들 위해 문화존을 설치한다니 여간 반갑지 않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것은 청소년 문화존을 체험형 복합 문화공간화 형태로 조성한다는 점이다.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 지역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의미가 있는 요소들을 상호 연결, 여기에 청소년들을 불러들인다면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더구나 청소년 문화존이 상설체험형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경우 가뜩이나 오갈 데 없는 청소년들에게는 일종의 해방구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문화존에 포함될 내용이다. 시가 계획하고 있는 내용들을 보면 민족문화체험지구, 복합문화 체험지구 지정, 지구촌문화 체험지구 등 각각 특성화된 형태로 짜여져 있다. 이것을 청소년 단체를 선정, 이곳에서 상설프로그램화 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유념할 것은 기성세대의 잣대로만 프로그램을 짜려 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대상이 학생이라는 이유로 교훈적, 통제적 형태의 프로그램을 기획할 경우 모처럼의 청소년 사업을 망칠 수도 있다. 청소년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이전에 필요한 것은 해방구로써의 문화존의 매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또한 문화존 조성시 그 안에다 아워 존(our zone)을 설치하는 문제도 검토했으면 한다. 아이들이 학교나 가정 대신 지역 사회에서 자기 영역을 나름대로 구축한 인사들로부터 인생얘기를 듣고 올바른 인생관을 정립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지역 인사들의 인생역정과 성공과정 등은 미래의 자신을 키워 가는 소중한 자양분일 수 있다.
 울산시는 청소년 문화존을 조성함에 있어 그 안에 아워 존도 함께 만들어 운영하기 바란다. 상설문화 공간으로서의 문화존이 청소년들로부터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매년 새로운 테마를 개발하는 문제도 생각해 둬야 한다. 그것을 즐기면서 명사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장을 연계한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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