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끝나자 그동안 거론되었던 경남과 부산의 국립대학 통합논의가 활발하다. 이러한 논의가 울산시민의 숙원인 국립대 설립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 대해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산업수도 울산의 미래를 생각할 때, 국립대 설립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울산의 국제화를 이끌어 갈 해외지역 및 통상 전문인력 양성이라고 본다.
 많은 지방도시나 자치단체가 수도권 집중 해소를 통한 국가균형발전을 주장해 왔다. 또 지방의 국제화를 추진함으로써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선진행정과 문화를 도입하여 지역발전을 도모하려 하고 있다. 일본, 중국의 지방자치단체들도 국제공항 설치나 해외교류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만의 고민은 아닌 것이다.
 울산도 예외가 아니어서 울산공장 서울본사의 울산 유치, 2005년 울산개최예정인 IWC(국제포경위원회) 총회와 같은 국제행사 및 이벤트의 울산 개최, 전시컨벤션센터의 설립 추진, 해외자매도시 확대 등 국제화, 세계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무역의 15%나 차지하는 울산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국제화노력이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울산의 현실은 하드웨어는 세계일류를 지향해 가고 있지만 훌륭한 하드웨어를 운영해 나갈 휴먼웨어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 울산의 국제화에 필요한 지역전문가나 국제통상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곳은 한군데도 없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울산의 유일한 4년제 대학인 울산대학교는 외국어 전공 6개과가 있을 뿐이며, 무역학과나 통상학부는 개설조차 되어있지 않다. 2003년 현재 전국의 무역학과 및 통상 관련학과는 107개 학교에 130개 학과가 있고, 이 가운데 4년제 대학의 약 3분의 1이 수도권에, 3분의 2가 지방에 소재하며, 전문대는 지방소재 대학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울산의 현실은 너무나 안타깝다.
 산업수도 울산은 그동안 생산인력 육성에 치중해 왔다. 울산에서 전문통역사나 무역전문 인력을 구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더욱이 예전처럼 현장직 따로, 사무직 따로 인력을 채용할 여력이 없는 중소수출기업은 1인 2역, 1인 3역하는 인재를 원한다.
 그러나 이제 국제화나 본사 유치를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전문인력의 양성이 필수적이다. 인재를 양성치 않고 본사 유치나 국제화를 추진하는 것은 구장만 만들어 놓고 운동선수도 없으면서 상대팀만 불러 시합을 해보겠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때마침 교육인적자원부가 국가균형발전계획의 일환으로 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혁신역량 강화 프로젝트를 선정하기에 이르렀다. 울산에서도 국제통상 해외지역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우선과제로 선정하여 전문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업계의 국제화를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울산 국제화의 기틀이 되도록 해야 한다.
 국립대 유치노력과는 별개로 울산이 필요로 하는 국제화 전문인력 양성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해결이 가능하다고 본다. 울산대학에서 전문인력을 공급하게 하고, 무역 관련기관과 기업체들이 협력하여 신규 인력과 기존의 산업인력에 대한 상시 재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무역 및 통상전문가를 양성한다면 울산의 국제화는 훨씬 더 앞당겨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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