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들을 들여다보면 기업들마다 그 기업문화의 성향이 두드러진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어떤 기업의 경우 파격적인 보수와 근로자들에 대한 우대에도 불구하고 재해가 많이 일어나는 것을 통계에서 읽을 수 있다. 보수도 많고 여러 가지 근로환경의 우대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도 재해자가 많은 것일까?
 재해발생의 원인은 여러 가지 각도에서 분석할 수 있겠으나 각각의 기업들이 지닌 기업자체의 문화와 그 문화를 이끌고 있는 분위기가 좌우한다고 보면 틀림없을 것이다.
 모험을 추구하고, 모험을 통해 성공을 이루어내고, 그렇게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기업이라면 모험을 추구하는 것을 영웅시하는 것이 그 기업문화의 바탕이 될 수밖에 없고 그런 성공의 이면에는 실패에 따르는 사고가 많을 것이라는 점을 짐작해 보기가 어렵지 않다.
 최단시간 내에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최대한의 경영성과를 거두었다면 단연 성공적인 신화이고, 선망의 대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기업들은 그 기업을 경영하는 대부분의 전문경영인들이 자신의 승진 이후에 부가될 손해에 대한 부가 비용보다 현재 시점에서의 비용절약이 승진의 발판이 되기 때문에 당연히 모험을 무릎쓰게 되고 안전이라는 차후의 손실은 뒷전으로 밀어 둘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보는 사람들 눈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기에 그래서 말로써나마 "안전제일"을 외치게 되고, 그런 비뚤어진 성공 신화들이 폭발이 되기도 하고 추락이 되기도 하고 그렇게 사람들은 많이도 죽고 다치기도 한다.
 거기에 더하여 최근에 몰아닥친 기업들의 경영한파와 IMF라고 하는 변혁의 기간을 거치면서 인원을 줄이고, 아웃소싱을 감행하고, 우선은 감원효과가 더디게 다가오는 안전보건 관계자부터 줄여나가고, 아웃소싱은 하되 안전보건의 책임만은 만만한 하도급자에게 떠넘기고".
 이렇게 이루어진 비뚤어진 구조 조정이 사고발생의 확률을 더더욱 높이고 있다. 그 결과가 바로 오늘에 이르러 울산 소재 일부 기업의 폭발적인 재해증가의 원인이고 또 이러한 기류가 확대되어, 화재폭발이 주변 기업으로 확대되고 추락이 일어나고, 그렇게도 치명적 재해가 수도 없이 중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재해 증가의 이면에는 기업이나 기업인 성공신화에 가리워진 하고많은 실패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기업들은 재해의 폭발적인 증가나 대형 참사의 발생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실패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 그 기업의 구성원들이 기업 전체 수준의 합리적 성과 보다는 사장이나 본부장 등 몇 사람의 합리성이나 이익을 우선하여 추구하기 때문에 기회주의적인 투기적 형태가 일반화되고, 환경 보존이나 사고예방과 같은 공익의 경향이 두드러진 안전보건의 개선은 그 자리에서 답보된 채 사고증가의 결과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개인 우선의 이기주의적 경영이 또 한번의 참사를 불러 왔다. 이번 S사 폭발이 살아남기만을 우선하는 모기업의 아웃소싱과 감량 경영에서 빚어진 책임의 전가와 함께 우선은 이익만을 챙겨야겠다는 하도급사의 동상이몽이 사고발생의 원인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책임의 핵심이랄 수 있다.
 모기업은 모기업대로 "우리 종업원들이 다치는 것도 아니고"", 하도급 업체는 하도급업체로서 "설마 모기업에서 최소한의 안전조치는 해두었겠지""하는 책임의 전가와 함께 이익추구의 이기적 의식이 만들어 낸 합작품이 바로 이번의 폭발사고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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