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민 한국수력원자력(주) 새울원자력본부장
이상민 한국수력원자력(주) 새울원자력본부장

베이징 겨울올림픽은 100% 인공눈으로 경기장을 만든 첫 올림픽으로 기록됐다. 평소 실력보다는 인공눈에 적응하는 선수가 메달을 딸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2080년이면 지금까지 겨울올림픽이 열렸던 21곳 중 일본의 삿뽀로에서만 겨울 올림픽이 열릴 수 있다고 한다.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가 지구촌 축제 올림픽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예전의 겨울은 왜 그리도 추웠는지, 손이 터지고 발이 얼기 다반사였다. 물론, 과거의 옷감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실제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고 있는 영향도 없진 않을 것이다.

역설적으로 겨울철 한 번씩 찾아오는 한파는 기후변화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 빙하가 녹으며 북극을 감싸고 있던 차가운 제트기류가 내려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가 나서고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저탄소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전환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과제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탄소중립은 궁극의 목표지만 도달하는 과정은 생각처럼 간단치 않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을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친환경 동력원으로 모두 바꿔야 한다.

수소처럼 새로운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게 핵심인데 수소를 만드는 데는 엄청난 전기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 전기는 무엇으로 만들 것인가? 탄소 배출 없이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원, 바로 원자력이다.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원전에 대한 신규 투자 시 2045년 이전에 건설 허가, 2050년까지 고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을 운영하기 위한 세부 계획과 원전 폐기에 사용할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조건으로 원전에 대한 투자를 녹색경제로 분류하는 EU녹색분류체계(Taxomomy)를 확정·발의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원전의 안전성이 보장된다면 원전 수명을 연장하고, 2050년까지 신규 원자로 6기를, 이후 8기를 추가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도 태양, 풍력 등과 함께 원전을 무공해 전력(Carbon pollution-free electricity)으로 규정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전 세계에서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대체 에너지원 개발과 친환경에너지의 효율 증대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탄소배출 없이 안정적으로 전력공급이 가능한 원자력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원전 운영 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도 원자력을 중심으로, 수력, 청정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개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통해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금은 당연한 것들이 미래에는 그렇지 못할 수 있다. 우리가 누리는 눈의 폭신한 감촉, 사계절의 아름다움, 제철 음식 등 어쩌면 우리의 아이들은 그것들을 책으로만 접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지 않길 바라며 한국수력원자력은 안전한 원전 운영을 기본으로 깨끗한 에너지 공급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상민 한국수력원자력(주) 새울원자력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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