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울산에서 일어났던 노사분규로 발생한 수출 차질액이 전국의 84%를 차지했다는 집계가 나왔다. 이 같은 집계는 산업자원부가 지난 한해동안 노사분규가 발생한 전국 사업장을 대상으로 생산및 수출 차질액을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시도별로 보면 울산이 단연 최고이다. 특히 수출 차질액이 전국의 84%나 되었다는 것은 울산이 우리나라 제일의 공업도시로 근로자와 공장이 많다는 점을 감안 하더라도 너무 높다. 공업도시 울산은 일단 노사분규가 발생했다 하면 타지역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크다. 울산이 노사관계에서 타 지역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 숫자를 보면 지난 한해동안 울산이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보이기는 커녕 오히려 우리나라 노사분규를 선도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노사분규로 인한 수출 차질액이 IMF이후 한동안 주춤하다가 최근들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데 있다. 민주국가에서 건전한 노사관계는 경영자측에서 볼때 대화의 창구를 일원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근로자들은 회사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가져 생산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울산의 경우 지난해 노사마찰로 인한 생산과 수출의 차질이 전국에서 최고로 나타났다는 것은 아직 노사관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지난해는 시기적으로 볼때 우리가 노사마찰로 국력을 낭비할때가 아니었다. 우리가 IMF에서 벗어났다고 하지만 아직 외채가 많은 우리경제는 취약할 수밖에 없고 더욱이 지난 한해동안은 국제 경기의 불황으로 우리 경제가 겪어야 했던 어려움이 컷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살아 갈 길은 노사가 협력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수출을 늘이는 길밖에 없다는 것을 노사 모두가 인식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돌이켜 보면 지난 한해동안 울산에서는 (주)태광산업과 (주)효성 그리고 (주)고합 등 화섬 3사가 여름내내 시위를 했고 또 연말에는 우리나라 수출의 선두에 섰던 현대자동차가 임단협 문제로 파업을 하는 바람에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많았다. 그리고 이 결과가 이렇게 나타났다. 지난해를 거울 삼아 올해는 울산에서 이렇게 부끄러운 기록이 생겨나지 않도록 노사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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