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준의 유토피아적 세계관 엿볼 수작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 작품
30여년만에 복원 전시
백남준 사진 27점도 전시
오늘 개막 7월17일까지
1전시장선 예술평화展도

▲ 울산시립미술관이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기념해 특별기획전 ‘21세기 천지창조 시스틴 채플’을 개최한다.

거대한 구조물에 설치된 빔 프로젝트 40여 대가 쏘아내는 서로 다른 크기의 중첩된 이미지들이 공간을 압도한다. 시공을 초월한 영상 패턴과 소리가 어우러지면서 매혹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투사된 다양한 이미지들은 공간적 표현에서 나아가 동시간성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4차원의 표현을 만들어낸다.

울산시립미술관(관장 서진석)은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기념해 19일부터 7월17일까지 제2전시실에서 특별기획전 ‘21세기 천지창조 시스틴 채플’을 개최한다.

시스틴 채플은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 작가로 참가한 백남준에게 황금사자상을 안겨준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다.

전시 후 철거된 작품은 약 30년만에 복원돼 영국 테이트모던,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싱가포르 국립미술관 순회전을 거쳐 울산시립미술관 소장품으로 한국에 왔다.

▲ 최재영의 ‘백남준 굿 퍼포먼스’ 사진.
▲ 최재영의 ‘백남준 굿 퍼포먼스’ 사진.

16세기 미켈란젤로의 시스틴 채플에서 프레스코화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을 통해 종교적 환영을 보여줬다면, 백남준은 디지털 미디어 작품으로 재해석했다. 과거에 신만이 천지 만물을 창조했지만, 다가올 미래에는 인간 또는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음을 제안했다고 볼 수 있다.

시스틴 채플 외에도 백남준의 1970~80년대를 대표하는 비디오 ‘작품 글로벌 그루브’(1973)와 위성3부작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 ‘바이 바이 키플링’(1986), ‘세계와 손잡고’(1988) 등도 선보인다.

또 이번 기획전에서는 보도사진 작가 최재영의 ‘백남준 굿 퍼포먼스’ 사진 27점이 함께 전시된다. 이 사진은 백남준이 1990년 서울 현대화랑 앞에서 샤먼이 되어 자신의 은인 요셉 보이스(Josep Beuys, 1921~1986)의 영혼을 위로하는 진혼굿을 찍은 것이다.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 관장은 “백남준은 이미 30년 전에 ‘시스틴 채플’을 통해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가상현실, 혼합현실, 메타버스의 신세계를 예시했다. ‘21세기 천지창조 시스틴 채플’전을 통해 백남준이 추구했던 유토피아적 세계관을 되새겨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울산시립미술관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종코로나 등 국가간 갈등과 각종 재난이 팽배한 오늘날의 사회를 다각도로 보여줄 기획전 ‘예술 평화:0시의 현재’도 19일부터 9월18일까지 제1전시장에서 동시에 마련한다.

▲ QR코드를 찍으면 시립미술관 백남준 특별기획전 ‘21세기 천지창조 시스틴 채플’의 간단한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김은정 인턴
▲ QR코드를 찍으면 시립미술관 백남준 특별기획전 ‘21세기 천지창조 시스틴 채플’의 간단한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김은정 인턴

 

이 기획전은 홍순명, 이용백, 김승영, 박재훈, 아이다 마코토, 오자와 츠요시, 스노우플레이크, 침폼 프롬 스파마 그룹, 장 샤오강, 쉬 빙, 송동 작가가 지리적으로 인접한 한·중·일 3개국의 문화적 연대를 통한 평화와 화합과 상생, 미래를 제안한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