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AR기반 안전교육콘텐츠 개발로
보수·정비작업 화재 폭발사고 대비
全산업현장의 근로자 안전 보강해야

▲ 장길상 울산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필자는 2022년 2월15일자 경상일보의 경상시론 ‘끊이지 않는 안전사고, 때와 장소를 안 가린다’에서 뿌리 안뽑히는 산업현장사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계기로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울산엔 전국화학단지 면적의 53%, 저장 액체 위험물의 49.6%, 유통화학물질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단지가 있으며, 대부분의 기반 시설이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조성된 50년 이상 경과된 시설로서 노후화와 안전 불감증 등으로 화재, 폭발과 같은 사고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번 주에만 해도 울산 온산공단에 소재한 S-OIL 정유공장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하였고(1명 사망, 중경상 9명),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폭발음과 함께 집이 흔들렸다”며 신고까지 했다. 이날 폭발은 정유공장의 알킬레이션(부탄을 이용해 휘발유 옥탄값을 높이는 첨가제) 추출 공정의 생산시설을 정기 보수한 뒤 시험운전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으며, 정확한 사고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올해 2월11일 전남 여수산업단지 여천NCC 공장의 열교환기 정비 후 시험가동 중 대규모 폭발사고(4명 사망, 4명 부상)가 발생한 것과 아주 유사하다. 또한, 지난 4월27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현대로텀이 시공한 산소생산설비를 시운전하던 중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작업자는 화염에 휩싸여 전신 70%의 화상을 입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고들이 아닐 수 없다. 올해 발생한 이러한 대규모 폭발사고의 공통점은 설비 설치 및 정기 보수 후 시험가동 중에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안전사고로부터 얻는 교훈은 화학플랜트 공장 등 폭발성 위험물질을 취급하거나 생산하는 설비의 정비 및 유지보수 후 시험가동 시에 철저한 위험성평가 및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 이러한 산업현장에서의 안전사고를 근원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시스템 기반의 해결책을 찾아야 하며, 이를 위해 4차산업혁명 기술 기반의 안전관리시스템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4차산업혁명 기술 중 산업안전 분야에 적용되고 있는 기술은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그리고 스마트센서 등의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한 안전관리시스템은 스마트센서를 통해 수집된 산업현장의 안전 관련 정보가 빅데이터로 처리 및 분석되고,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어 안전 진단과 예방에 활용되는 흐름으로 구성된다. 4차산업혁명 기술의 산업안전관리 적용사례로는 스마트센서를 활용한 화학물질 처리공정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사물인터넷 기반의 정보수집 기술,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반의 현장정보 분석 및 진단 기술, 무인비행장치(드론) 등을 활용한 건설업 안전관리시스템, 철강 및 제조산업에서의 디지털 이미지 인식기술, 그리고 스마트 CCTV를 이용한 위험작업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산업현장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4차산업혁명기술 기반의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현장 작업자들의 안전불감증을 해결하기 위해 효과적인 안전교육을 통한 작업자들의 안전의식을 지속으로 고취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VR·AR 기반의 안전교육 콘텐츠 및 시뮬레이터 개발이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VR·AR을 활용한 안전교육 콘텐츠가 대부분 건설업 및 조선 산업 분야의 특수작업 기계나 건설기계 등 대형 기계장치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콘텐츠가 주로 개발돼 활용되고 있다.

앞으로는 신규 설치나 정기 보수 및 정비 작업 후 시운전 시의 화재나 폭발, 가스 누출 등의 사고 발생이 예상되는 기계설비에 대해 시운전 교육용 VR 시뮬레이터 및 안전교육 콘텐츠 개발이 요구되고, 이를 바탕으로 시운전 작업 전에 반드시 시운전 VR 시뮬레이터 및 해당 안전교육 콘텐츠로 교육을 이수한 후에 시운전 작업에 들어가도록 하면 이러한 안타까운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울산에 소재한 화학 플랜트 업체들뿐만 아니라 건설업과 중공업 및 자동차 산업 분야 등의 모든 기업들과 근로자들, 더 나아가서 울산시민들 모두 안전의식 향상을 통한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길 당부한다.

장길상 울산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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