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리오패혈증
오염된 어패류 섭취 등 원인
피부병변·오한·설사 일으켜

-보툴리누스 중독증
식중독 일종으로 독소 중독
잠복기 거쳐 팔·다리 마비

-O-157 장출혈성 대장균
구토·혈변·요독증 증상 등
위생적 조리과정 준수하고
피부 상처나면 입수 자제를

▲ 김형욱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위장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낮 최고 기온이 30℃에 육박하는 등 울산지역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지속되며 식중독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하면 식중독은 기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온이 평균 1℃ 상승할 때 식중독 발생 건수는 5.3%, 환자 수는 6.2%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여기에 지난달 해제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나들이와 모임, 행사 등이 늘어나면서 식중독을 비롯한 소화기 감염병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다.

김형욱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함께 여름에 발생하는 위장질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계절 가리지 않는 노로바이러스

질병관리본부는 여름철 국내에서 자주 발생하는 소화기 감염병으로 살모넬라균 감염증, 장병원성 대장균 감염증 등을 꼽는다. 이들 병원균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된다. 연휴나 휴가 기간에 단체 모임과 국내외 여행 기회가 늘어나면서 집단으로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여름철에 조심해야 할 감염병으로 비브리오패혈증이 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오염된 어패류를 충분히 조리하지 않은 채 먹거나 상처 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할 때 감염되는 감염증이다. 일반적으로 해수 온도가 18℃ 이상 상승하는 5~6월께 첫 환자가 발생해 여름철 지속한다.

보툴리누스 중독증도 있다. 식중독의 일종인 보툴리누스 중독증은 보톨리눔균이 만들어 낸 신경마비 독소에 중독되는 것이다. 지난 2003년 국내에서 처음 일가족 3명이 보툴리누스 중독증 환자로 판명되기도 했다.

장출혈성 대장균의 일종인 O-157에 감염된 환자도 해마다 발생한다. 이 밖에도 주로 겨울철 장염으로 알려진 노로바이러스도 최근 계절을 가리지 않고 위장관염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파될 수 있으며 전염성도 높다.

◇비브리오패혈증 치사율 최고 50%

비브리오패혈증은 평균 1~2일의 잠복기를 거쳐 다양한 피부병변과 오한, 발열 등의 전신증상과 설사, 복통, 구토, 하지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만성 간 질환자, 당뇨병, 알코올 중독자 등의 기저질환을 앓는 고위험군이 비브리오패혈증균에 감염될 때 치사율이 40~50% 정도로 매우 높아 주의해야 한다.

보툴리누스 중독증의 경우, 독소가 몸에 침입, 12~36시간이 지나면 목이 마르고 눈이 흐려져 잘 안 보이고 숨이 차는 초기 증상을 거쳐 힘이 없어 팔다리가 마비되는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김형욱 동강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음식물을 매개로 발생하는 보툴리누스 중독증은 치사율이 8%로 부적절하게 처리한 캔이나 냉장 보관하지 않고 공기가 통하지 않게 밀봉 가공한 음식에서 주로 발생한다”며 “몸에 난 상처를 통해 중독되는 경우도 있어 제4군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주로 6~9월에 발생하는 O-157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되면 구토와 함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온다. 혈액이 용해돼 신장이 손상되는 요독증 증상도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수십 명이 발생했고, 미국에서는 이 대장균 감염으로 연평균 7만여 명의 환자가 생겨 61명이 사망할 정도다. 일본에서도 연 20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30초 이상 손 씻기 필수

감염병 예방을 위해선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올바른 손 씻기를 비롯해 익혀 먹기·끓여 먹기 등 안전한 물과 음식물 섭취, 위생적인 조리과정 준수하기 등 기본적인 감염병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 또 설사 증상이 있는 경우 음식을 만들지 않고,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닷물 등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위생이 취약한 지역을 방문할 땐 제품화된 물을 마시는 것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김 전문의는 치사율이 높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보툴리누스 중독과 O-157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 예방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김 전문의는 “보톨리눔균이 만들어 낸 신경마비 독소는 10분 정도 끓이면 분해된다. 보툴리누스 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식품 제조과정을 엄격히 하고, 밀봉된 음식물을 충분히 가열하고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특히 캔 용기가 부풀어 있으며 열지 말고 즉시 반품하거나 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김 전문의는 “출혈성 대장균 감염을 막으려면 쇠고기는 70℃ 이상으로 2분 이상에서 가열·조리해 먹고, 조리기구는 청결하게 사용해야 한다”며 “설사를 하는 사람이 음식을 만들거나 수영장에 가는 것은 전염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 여름철 감염병예방법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올바른 손 씻기
-음식은 익혀 먹고, 물은 끓여 마시기(특히 어패류 반드시 익혀야)
-위생적으로 조리하기(조리도구 소독, 해산물을 다룰 때는 반드시 장갑 착용)
-설사 증상이 있는 경우 조리하지 않기
-어패류 보관 시 -5℃ 이하 저온 보관하기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닷물과 접촉 삼가기
-위생이 취약한 지역 방문 시 제품화된 물 마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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