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전반에 활동했던 작곡가들의 공통된 고민은 종래의 음악양식을 과감히 버리느냐, 아니면 미련을 두면서 새로운 방법을 찾느냐 하는 것이었다. 이 고민에 대한 해답은 쇤베르크와 바르톡(Bela Bartok)이 지향한 두개의 노선으로 나타난다.

 12음 기법을 창안한 쇤베르크와 달리 바르톡은 민요의 체계적인 채집과 과하적인 연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이로 인해 민요 자체가 가지는 새오룬 음악성에 매료됐고 또 민요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음 조직과 리듬구조는 기능화성이나 근대적인 조성을 초월히여 새로운 음악구조를 만들게 하는 원천이 됐다. 그리고 피보나치의 수열로 표현되는 황금분할의 원리를 음악구조의 각가지 요소에 응용했다.

 스위스 바젠의 지휘자 파울 자허의 의뢰로 작곡된 "현악기, 타악기, 그리고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Music for Strings, Percussion and Celesta)에서도 이러한 영향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힘차고 강렬한 인상을 주는 리듬과 화성적 색채감이 강한 이 작품은 4개의 악장으로 이뤄져 있다.

 제1악장은 느린 템포의 푸가형식으로 약음기를 낀 제1, 2 비올라가 반음계적 주제를 아주 여리게 연주하기 시작해 점차로 커지며 절정을 이룬 후 다시 음량이 감퇴되어 피아니시모에 도달해 음악이 사라지듯이 끝나며 신비한 느낌을 준다.

 제2악장은 빠른 템포의 소나타형식으로 현악기군이 좌우로 갈라 앉아서 두 현악기군이 서로 주고받는 콘체르토 그로소 풍의 연주를 하는 독특한 형식의 악곡이다.

 제 3악장은 느린 광시곡 풍으로 동양적 심비감과 프랑스적 무드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제 4악장은 빠른 템포의 민속 무곡풍의 론도 형식으로 일곱개의 테마가 다섯 개의 삽입구를 사이에 두고 파노라마처럼 전개되면 느리게 시작되어 점차 빠르게 전개된 후 다시 느린 템포로 돌아와 끝을 맺는다.

 이처럼 황금분활의 비례를 종횡으로 구사하여 음과음의 관계에 그의 독자적인 이론을 가지고 시대를 초월한 표현력을 나타내고 있으며 타악기군이 빚어내는 풍부한 음색의 변화는 황홀하기까지 하다. 조곡도 교향곡도 협주곡도 아닌, 새롭고도 독특한 형식으로 바르톡 특유의 작곡수법을 발휘하고 있다.

 이 작품의 음반은 많은 종류가 있으며 현대음악 중에서도 많이 알려진 작품이라 레코드 전문매장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다. 김정호 울산예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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