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온정을-심장병 앓고 있는 다섯살배기 은주)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 집 뿐이네"
 "심실중격결손증"이라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신은주(여·5)양이 부르고 싶은 노래의 한 구절이다. 넉넉하지는 않아도 작지만 따뜻하고 행복한 집을 은주는 조막만한 손으로 움켜쥐고 싶어 한다.
 은주는 현재 울산시 중구 복산동에서 단독주택 한켠의 3평 남짓한 쪽방에서 살고 있다. 막노동하는 아버지 신일용(38)씨와 남동생 진호(4)가 은주 가족의 전부. 어머니는 3년 전 집을 나갔다.
 낡고 초라한 집에 사는 것이 큰 허물은 아니지만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을 느껴본 적이 없는 은주 남매가 빈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은 처량하기까지 했다.
 아버지 신씨는 매월 막노동으로 버는 약 40만원과 기초생활보장급여 38만원으로 두 남매를 돌보고 있다. 새벽에 일을 나가야 하는 신씨는 "진호는 보육시설에 보낸다해도 몸이 아픈 은주는 어떻게 할 수 없어" 최근 부산 할머니댁에 맡긴 상태다.
 은주는 지난 2001년 한국어린이보호재단의 도움으로 경기도 부천시 세종병원에서 한 차례 심장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고 난 뒤 혈관에 작은 구멍이 생겨 재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아직 한번도 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
 검사 진료비 20만원과 하루 일당을 포기하고 부천까지 동행해야 하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신씨는 고열과 황달 증세로 괴로워하는 은주를 볼 때마다 마음이 미어지고, 아버지로서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자신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저러다 혹 저 어린 게 잘못되는 것은 아닌지". 수술부위가 덧나지는 않았는지 재검사를 받고 싶지만 형편이 이렇다 보니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신씨는 운전면허증이라도 취득해 안정된 직장을 구하려고 했지만 "설상가상"으로 면허시험 하루 전날 무면허 오토바이 운전에 단속돼 이또한 포기해야 할 처지이다.
 은주는 심장병에 따른 고통 외에 다섯살인데도 아직 제대로 말을 못한다. 주위에 돌보는 사람이 없어 어린 남동생하고만 생활하다 보니 말을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말을 잘 못하는 것은 남동생 진호도 마찬가지다. 울산아동학대예방센터 손혜영 복지사는 "TV로 언어를 배우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언어치료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