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로 급성장한데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젊은층이 많아 타 도시에 비해 삭막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울산지역이 온정과 사랑의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본보가 창간 15주년 특별기획으로 "더불어 사는 울산이 아름답습니다"는 슬로건 아래 "나눔울산"이란 사회복지 연중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각계의 호응과 성원이 잇따르고 있다.
 본보는 지난 3월9일 "울산의 사회복지 기관·시설현황"을 소개하는 첫 편을 시작으로 "나눔울산" 시리즈를 주 1회(화요일) 연재하고 있다.
 월별 테마에 따라 매주 주제별 현황과 과제 등을 점검하면서 남몰래 육체적·정신적·물질적 고통을 받고 있는 불우이웃을 소개하는 "나눔의 온정을", 물심양면으로 나눔의 사랑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나눔천사"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또 매월 마지막 주에는 테마별로 사회복지 현실과 개선방향 등을 모색하는 좌담회도 열고 있다.
 본보는 지난 2개월간 다친 무릎 수술비가 없어 하루종일 누워 지내던 할머니, 학교 방과후 수업에도 자녀를 못보내 눈물짓던 30대 어머니, 80만원이 없어 눈을 잃게될 처지였던 40대 장애인 등 도움이 절실한 우리 이웃의 딱한 사정을 소개해 왔다.
 의지할 때 없는 이들의 딱한 사정과 형편이 본보를 통해 알려지자 널리 병원, 기업체, 봉사단체, 익명의 시민 등 각계의 온정이 답지하며 나눔의 사랑을 키우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일시적인 기부가 아닌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기부문화를 확산하고 우리 사회 전반에 나눔 분위기를 넓혀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의료기관의 도움
본보의 "나눔울산" 두번째 편(3월16일자)에는 차상위 계층이 많이 모여사는 울산시 중구 병영1동 병영삼일아파트와 신복강 할머니(61)가 소개됐다.
 신 할머니는 두다리를 다쳐 꼼짝없이 누워 지내는 신세였지만 유일한 소득원인 아들의 월급이 빚 갚는데 다들어가 수술은 커녕 변변한 약조차 사먹지 못하는 처지였다.
 이같은 딱한 소식이 전해지자 울산시 남구 달동 한마음병원(원장 조용선)이 할머니를 병원으로 옮겨 무료로 수술하는 등 치료를 끝냈다.
 신 할머니는 최근 병원을 퇴원해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상태가 심했던 오른쪽 무릎부위를 열어 인공관절로 교체해 이제는 거뜬히 혼자서 바깥 나들이를 하고 있다.
 본보 4월13일자 "나눔울산" 시리즈에 소개된 울산시 남구 달동 추임술씨(40)는 80만원이 없어 왼쪽 눈에 이어 오른쪽 눈마저 실명될 위기였다.
 추씨의 딱한 사정이 전해지자 각계에서 성금이 답지했으며 울산시 남구 삼산동 굿모닝안과는 수술을 주선하고 나섰다.
 굿모닝안과에서 응급치료와 정밀진단을 받은 추씨는 오는 6월3일 국내 최고의 안과진료진이 있는 부산 백병원에서 수술을 받는다.
 굿모닝안과 고철호 원장(35)은 "오른쪽 눈도 상태가 극히 악화돼 있어 이 분야에 정통한 의료진이 있는 부산으로 옮겨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주선했다"고 말했다.
 본보 4월20일자에 소개된 중국동포 김차봉 할아버지(78)와 이수임 할머니(78)는 울산시 남구 달동 연세내과의원(원장 송준현)에서 무료 진료를 받게됐다.
 한국에 건너온지 4년동안 제대로된 병원치료를 한번도 받은 적이 없는 노부부는 앞으로 연세내과에 가면 언제던지 무료로 노환을 진료받을 수 있다.
 병원측은 "페지를 수집하는 힘든 일을 하는 노부부의 노환을 정기적으로 진료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전달된 도움
울산시 중구 병영1동 산동네에서 할머니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정훈(11. 3월9일자 보도)은 친구 집에서 본 컴퓨터를 갖는게 꿈이었다.
 학교를 마치면 집에서 컴퓨터하기 바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채 꼼짝없이 혼자 놀아야 했던 정훈이였다.
 정훈이의 사정을 전해들은 울산시약사회(회장 김용관)는 정훈이처럼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컴퓨터 20대를 중구 병영1동사무소에 전달했다.
 자녀 셋을 혼자 키우는 한부모 가장 임혜영씨(33) 사연은 3월23일 보도됐다.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는 초등학생 아들 삼형제를 교육시키는 방법 뿐인데 어려운 형편 때문에 학원은 고사하고 학교의 방과 후 수업에도 보내지 못하는 딱한 처지였다.
 이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옥현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위원장 박순환·남구의원)는 임씨의 3자녀에게 학교의 방과 후 과외 프로그램을 교육받을 수 있도록 주선했다.
 또 문수병원(원장 서성우)은 임씨의 3자녀가 병원을 찾으면 언제든지 무료로 진료해 주기로 했다.
 중풍을 앓고 있는 할머니와 남동생(8) 등 세식구의 가장 역할을 하는 11살난 여진(5월4일 보도)양의 가정에도 도움의 손길이 날아들었다.
 자원봉사원이 여진이 집을 찾아 살림살이를 돌봐 주기로 했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게좌에도 성금이 쌓이고 있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은주(5)양의 사연이 보도(5월11일자)되자 중구 복산1동(동장 허용식) 직원들과 주민자치위(위원장 김석준) 등 8개 단체는 총 101만원의 성금을 모금, 13일 전달했으며 지속적으로 모금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장애인과 노인
일곱 장애인 가족의 정신지체 가장 김대수씨(가명·4월6일자) 가정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 3명도 발달장애 증세를 보여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메가마트 언양점의 밑반찬 전달에 이어 한 제조업체 봉사단체의 주방용품 후원, 지체장애인 후원회의 성금 기탁 등 김씨 가정에도 다양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중국동포 김차봉·이수임 노부부가 사는 단칸방에도 쌀과 밑반찬, 성금 등이 전달됐다.
 다행히 호적이 살아 있어 한국 국적을 회복했던 이수임 할머니는 지난달 울산시 남구청으로부터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돼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게 됐다.
 이밖에 본보가 나눔울산 캠페인에 소개된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마련한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모금계좌에는 적게는 1만원부터 많게는 100만원까지 시민들의 성금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건설업체와 여행사, 경찰서 형사과, 장애인 후원회 등 각급 기관·단체와 기업체는 물론 이름 밝히기를 꺼리는 많은 시민의 크고 작은 정성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박정남기자 jnp@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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