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285호인 반구대 암각화에는 고래 그림과 고래잡이 장면이 많이 있다. 신석기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암각화에서 보여지듯 울산 주변 바다에는 고래가 풍부했고 식용으로도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지난 86년께부터 고래자원의 보호를 위해 "상업포경 금지조치"를 단행했지만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울산시 남구 장생포동을 중심으로 고래문화의 명맥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남구청은 장생포 해양공원부지에 고래전시관과 고래연구센터 등을 건립, 관광특구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또 동구 일산유원지 일대에 종합관광레저시설이 조성될 계획으로 있어 장생포항과 방어진항을 연결하는 교통망이 구축되면 고래자원을 이용한 관광벨트 조성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동해안에 향고래가 출현, 국립수산과학원의 탐사작업이 활기를 띠면서 일반인들의 고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고래관광벨트 조성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고래관광자원과 고래관광벨트 조성을 위해 해결해야할 전제조건들을 제시해 본다.
△고래고기 전문음식집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울산시 남구 야음1 장생포동에는 원조할매집, 할매집 등 고래고기 전문점만 6군데 있고 돌고래집 등 수산물을 함께 파는 횟집을 포함하면 모두 10여군데의 고래고기전문음식점이 성업중이다.
 고래고기는 육질이 부드럽고 고단백이어서 성인병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맛은 생선보다 육고기 맛에 가깝고 고기육회는 소고기육회와 비슷하다.
 특히 불포화 지방산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병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낮추고 혈액응고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찾는 이들이 많다.
 행정기관도 장생포동의 고래고기를 관광상품화하기 위해 장생포를 중심으로 인근 해양공원 부지를 활용해 고래전시관과 고래연구센터를 건립하는 등 관광특구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래전시관
남구 매암동 139-29번지 일대 해군전용부두쪽 해양공원 예정부지에 고래전시관(1천평) 및 고래연구센터(4천평) 등이 5천평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고래전시관은 해양공원 부지 1천200여평에 사업비 50억원이 투입돼 연면적 760평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인데 전시관에는 포경유물 고래해체장을 이전·복원하는 공간도 마련된다.
 오는 11월 완공 예정인 고래전시관은 2~3개월간의 시험운용을 거쳐 내년초 정식 개관, 오는 2005년 국제포경위원화 울산 개최와 연계해 장생포 지역을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눠 층을 구분한 전시관은 3층 현재관에 귀신고래전문관, 해체장복원동, 전망대로 구성돼 있고 2층은 과거관으로 포경역사관, 사료전시관으로 구성됐다. 1층 미래관에는 어린이체험생태관이 마련된다.
 남구청은 이와함께 고래전시관 인근 부지에 폐포경선을 복원·전시하기 위한 선박구입과 복원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포경유물 등 전시물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생포항에 정박중인 89t 규모의 폐포경선을 구입해 내부 수리와 인테리어작업을 통해 복원할 계획이며 일본 미야자키 현립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한국형 귀신고래의 고래뼈 표본과 수염고래의 일종인 브라이드 고래의 표본을 수송할 계획이다.
 한편 해양공원부지내 대지 4천여평, 건평 400평 규모의 고래연구센터 건립도 추진중이어서 고래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일산 종합해양레저단지
동구 일산 유원지 일원 11만㎡에는 787억원 규모의 민자를 유치, 현대중공업에 인접한 고늘지구 7만8천㎡와 일산진마을 앞 선착장 일원 3만2천㎡에 종합해양레저단지와 요트장이 설치될 계획이다.
 울산시는 최근 동구 일산유원지내 미개발지구의 토지이용 효율성 제고를 위해 이같은 사업을 확정하고 오는 6월중 사업자를 공모한다는 방침이다.
 450여억원의 민자를 유치해 조성되는 고늘지구는 유스호스텔 등 숙박시설과 해양스포스센터, 승마장, 청소년수련시설, 미니골프장 등이 들어서 해양레저 및 시민 휴식공간으로 마련된다.
 고늘지구는 일산진 마을 안쪽 해안에 인접해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해양 풍광이 빼어나 종합해양레저단지 입지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일산진마을 앞 일대는 337여억원의 민자를 유치해 요트장으로 조성하고 요트계류장, 급유시설, 수리고, 전망공원, 보행가교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
 이와 함께 울산시는 동구 방어동 방어진위판장내에 그물망에 걸렸거나 좌초된 고래를 위생적으로 처리·유통시키기 위한 고래위생처리장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울산대교 건설
고래전시관이 들어설 예정인 남구 매암동 일대와 동구 화정동을 연결하는 총연장 5.42㎞의 울산대교가 건설되면 장생포항과 방어진항을 연결하는 교통동맥이 형성된다.
 오전에 고래전시관을 둘러본 뒤 고래고기집을 찾아 점심을 해결하고 울산대교를 건너 방어진으로 들어오면 청소년수련시설, 요트장 등 종합관광레저시설이 갖춰진 일산유원지를 둘러보는 관광벨트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수건설은 지난 4월께 국민은행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사비 2천900억원을 포함 총 3천945억원을 투입, 남구 매암동과 동구 화정동을 연결하는 총연장 5.42㎞의 다리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2006년 착공 2011년 준공 예정으로 도심 교통난을 해소하고 부산~울산 고속도로와 신항만과의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울산대교는 사장교 1천410m를 포함한 전체 4천857m의 교량과 터널 375m, IC 7개소가 포함되며 준공후 이용차량에 대해 800~1천500원의 통행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한편 현대건설도 북구 염포동 아산로 끝지점에서 염포산을 관통해 동구 일산동에 이르는 염포산터널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한 상태라 울산시의 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김병우기자 kbw@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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