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 탄신일도 5월15일인 거 아세요? 우리민족의 위대한 유산인 한글을 만들었고 측우기, 해시계 등을 발명한 세종대왕과 같은 날 태어났다는 게 저는 영광스럽죠. 게다가 경상일보와는 생일뿐만 아니라 태어난 연도까지 같으니 신기합니다"
 경상일보 창간호가 발행된 1989년 5월15일 태어난 창간둥이 윤대영(15·제일중학교 3)군은 자신과 역사를 함께해 온 신문사의 1일 기자체험을 앞두고 소감을 밝혔다.
 태몽으로 어머니가 구렁이꿈을 꿨다는 대영이는 윤도섭(44·현대미포조선·중구 태화동)씨와 김순애(43·부동산중개업)씨의 2남 중 막내로 경상일보 창간일 밤 11시께 태어나 "경상일보 창간둥이"로 인연을 맺게 됐다.
 "긴장되지만 기대도 많이 된다"고 각오를 밝힌 대영이의 1일 기자 체험은 오전 일찍 울산 중부경찰서에서 시작됐다. 기자 입문의 필수코스인 사건기자로서의 출발인 셈이다.
 대영이는 출입기자로부터 경찰서 각 실과의 업무현황 등을 설명들은 뒤 직접 형사계와 교통사고조사계에 들어갔다.
 난생 처음 들른 경찰서라 긴장했던 대영이는 담당형사들의 상세하고 친절한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어느새 기자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었다.
 발품 만큼이나 좋은 기사를 발굴할 수 있다는 기자를 따라 대영이의 발길은 자전거 도로 공사현장으로 향했다.
 건천 위로 건설될 자전거 도로가 기존 자전거 도로와 연계가 잘 되지 않아 현재 계획대로 만들어질 경우 이용에 불편이 예상되는 현장이다. 창간둥이의 기가 작용해서 일까 짧은 시간에 대영이도 나름대로 문제점을 지적하며 제법 기자다운(?)모습을 틀을 갖춰가고 있다.
 한나절 쫓아 다닌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오후 기사 마감시간. 신문사 편집국에는 일선 취재기자들이 제각각 마감시간에 맞춰 기사작성에 여념이 없었다. 창간둥이의 방문을 반겨줄 줄 알았던 기자들은 저마다 눈인사로 대신, 노트북에 매달린 모습에 일순 섭섭한 마음도 들었을 것이다. 대영이도 직접 기사를 작성해 보기로 했다.
 학교생활 중 특이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주제로 삼은 대영이는 처음 생각과는 달리 막히는지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 표정까지 상기돼 있었다. 자신은 한줄 쓰기도 힘든데 기계적으로 노트북 자판을 두들기는 기자들의 모습이 신기했던지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했다.
 작성된 기사를 신문의 형태로 만드는 편집작업에 앞서 대영이는 김성길 편집부장으로부터 경상일보와 여타 다른 신문들의 편집방향과 장단점을 설명들었다.
 취재기자와 편집기자들의 업무와 함께 각 데스크들이 취재내용을 놓고 뉴스밸류와 지면배치를 결정하는 1·2차 편집회의까지 유심히 지켜봤던 대영이의 1일 기자체험은 그렇게 막을 내려가고 있었다.
 밤 12시가 넘어야 시작되는 신문인쇄과정은 시간관계로 지켜볼 수 없었던 대영이는 "새벽까지 울산전지역에 배달되는 수많은 신문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지 못해 아쉽지만 신문사 1일 체험을 통해 기자의 고충을 알게 됐다"며 "좋은 기사 발굴을 위해 뛰고 또 뛰는 기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배샛별기자 star@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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