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신중행보 보여
박성민·서범수, 李 전대표 보좌전력 조심스런 입장
이채익, 권성동 원내대표 중심으로 정상화 촉구

집권 국민의힘 중심 ‘당정대’연찬회(26일) 직후부터 혼돈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출신 의원들의 미묘한 입장과 함께 당내 비주류들의 비판목소리도 점차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권성동 원내대표 중심으로 다시 비상대책위를 꾸리기로 했으나, 파행 국면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법원의 판단 =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황정수 수석부장판사)가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 집행을 본안판결 확정 때까지 정지해야 한다며 이준석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을 사실상 받아들인 데서 비롯됐다.

재판부는 전국위원회 의결 중 비상대책위원장 결의 부분이 무효에 해당한다며 “전국위 의결로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주호영이 전당대회를 개최해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할 경우 당원권 정지 기간이 도과되더라도(지나더라도) 이 전 대표가 당 대표로 복귀할 수 없게 돼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특히, 재판부는 “이 사건 경위를 살펴보면 당 기구의 기능 상실을 가져올 만한 외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고 하기보다는 일부 최고위원들이 당 대표 및 최고위원회의 등 국민의힘 지도체제의 전환을 위해 비상 상황을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긴급 대책마련에 착수한 국민의힘은 우여곡절 끝에 ‘5시간 마라톤 의총’직후 권성동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는 가처분 이후의 지도체제 정비라는 상황을 먼저 수습한 뒤 의총을 열어 다시 논의하는 쪽으로 즉각적 결론 도출을 유보했다. 때문에 당소속 의원들 가운데는 비판 목소리가 들끓었다.

◇지역의원들의 입장·당내 비판목소리= 국힘 관계자 등에 따르면 울산지역 좌장격인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주말인 26일 오후 3시부터 열린 중진의원 회의에선 다른 일정과 겹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4시부터 열린 의총에선 의원들간 권성동 원내대표의 책임론에서부터 비대위 재건방식 등을 놓고 난상토론이 이어졌고 중진들도 나섰다. 하지만 김 전 원내대표는 공개적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이를 두고 여권내부에선 “차기 유력 당권주자의 한사람이기에 신중한 스탠스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초선인 권명호(동) 시당위원장과 박성민(중)·서범수(울주)의원 등도 일체 언급은 없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박성민·서범수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 비서실장을 맡은 바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반면, 이채익 의원은 중진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중심이 돼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28일 전했다.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최재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가처분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진 것은 양두구육이 아니라, 징계 이후 조용히 지내던 당대표를 무리하게 구성한 비대위로 사실상 해임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모든 것이 빈대 때문이라고 하면서 초가삼간 다 타는 줄 모르고 빈대만 잡으려는 당이다”라고 적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비대위 유지, 이 대표 추가 징계라는 어제 의총 결론은 국민과 민심에 정면으로 대드는 한심한 짓이다. 윤핵관들은 조폭처럼 굴지 말고 물러나라”고 맹비난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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